[밀물썰물] 코로나 이후의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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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미문, 유사 이래 처음이라는 새로운 전염병, 코로나19는 지난 2년여간 우리 삶의 방식도, 관계의 형태까지 변화시켰다. 세계적으로 코로나로 인한 우울증이 심해졌다는 조사들도 쏟아졌다.

자유롭게 선택하던 것을 갑자기 못하게 하면 오히려 욕구가 증가되어 반발이 더 심해진다는 잭브렘의 ‘심리적 반발 이론’은 코로나19 시대에 사회갈등으로 증명되었다. 특히 서구사회에선 거리 두기와 이동 금지, 마스크 착용에 대한 저항 시위가 폭력사태로 변하기도 했다.

서구사회의 강한 저항과 달리 한국에선 코로나라는 명분을 활용해 혼자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좋다는 조사가 나오기도 했다. 그동안 어쩔 수 없이 참석해야 했던 모임을 코로나를 이유로 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회식 안가기’ ‘시댁 안 가기’ ‘명절 친척 안 보기’ ‘동창회 안 가기’ 등이 가능해지며 오롯이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되었고 이에 대한 만족감이 아주 크다는 설명이다.

코로나 팬데믹이 2년을 넘기며 일하는 방식도, 관계를 맺는 방식도 많이 달라졌다. 카리스마적인 권위나 배경이 약화되고 공감 능력,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매우 중요해졌다. 회의를 비롯해 주요한 업무들이 거의 비대면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빠른 시간 내 상대를 이해하고 상대에게 맞는 소통 방식을 찾는 능력이야말로 앞으로 살아갈 시대에 꼭 필요한 성공 전략이 되었다.

실제로 코로나 시대에 새롭게 인기를 얻고 있는 콘텐츠 하나가 심리학 특강이다.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 빠르게 파악하고 공감하려면 심리학은 굉장히 효과적인 도구가 되기 때문이다. 유명 유튜버들은 구독자를 늘리고 인기를 얻을 수 있는 방법, 일명 ‘떡상 코인’으로 심리학을 공통으로 언급하고 있다.

아주대 심리학과 김경일 교수는 최근 <적정한 삶>이라는 책을 통해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인간은 행복의 척도가 바뀌었다고 설명한다. 타인이 이야기하는 ‘WANT’가 아니라 내가 진짜 좋아하는 ‘LIKE’를 발견하며 만족감이 스마트해지는 사회가 오고 있단다. 인간의 수명은 길어졌고, 적정한 만족감을 느끼지 못하는 인간은 결국 길 잃은 삶을 살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불안의 시대, 행복해지고 싶다면 먼저 나를 만족시키는 것들이 무엇인지 알아내는 노력부터 시작하자. 그것을 통해 얻는 자신의 감정을 세밀하게 짚어 본다면 행복해질 준비가 된 것 같다. 김효정 라이프부장 tere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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