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도 야도 “개혁공천”… 지역 권력 구도 대변화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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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지방선거 PK 지역 주요 관전 포인트

제 8회 지방선거가 2개 월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부산·울산·경남(PK) 지선은 두 유력 정당의 승패 못지 않게 ‘개혁공천’ 경쟁, 신구 권력대결, 주요 텃밭의 승부, 외부인사 영입, 진보 정당의 선전 여부 등 유권자들이 관심있게 지켜볼 내용이 상당히 많다.

최대 관심사는 개혁공천으로 PK 지선에 변화의 바람이 일어날지 여부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개혁 성향의 대학교수를 부산시당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앉힌 상태이고, 국민의힘은 외부 공관위원을 전원 45세 이하의 청년으로 채웠다. 개혁공천 경쟁에서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지표현이다.

박재호 민주당 시당위원장은 “민심을 반영한 개혁공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등용하는 일꾼 공천, 2030 청년을 전진 배치하는 공천 등을 통해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백종헌 시당 위원장은 “변화를 바라는 부산시민들의 눈높이에 맞게 공천 룰을 탄력적으로 적용해 청년과 여성, 모든 연령과 사회계층을 아우를 수 있는 방향으로 운영할 것이며, 반드시 이기는 공천을 하겠다”고 했다.

일꾼·신인·청년 전진 배치 여부 눈길
문재인-윤석열 영향력 대결에 촉각
‘낙동강 벨트’ 표심 변화에도 관심
정의당·진보당, 중대선거구제에 기대

이에 따라 여야 부산시당은 중앙당의 공천룰을 존중하면서도 ‘우선추천지역’을 포함한 전략공천제를 전향적으로 활용해 여성과 청년, 신인들을 대거 공천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여야 시당 공관위 차원에서 외부인사 영입 등 인재 발굴 작업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부산의 모 의원은 “기존 예비후보들과 별개로 외부 인사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고, 시당의 한 관계자는 “획기적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신구 권력 간 파워게임과 문재인-윤석열 두사람의 영향력 대결도 주목된다.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당선인이 당선됐지만 부울경에선 ‘완전한 승리’라고 보기 힘들다. 윤석열-이재명 후보의 부산·경남 득표율 차이가 20%포인트(P)에 불과한데다 울산에선 14%P로 이겼기 때문이다.

심지어 미디어헤럴드·리얼미터가 지난달 21~25일 실시한 여론조사(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서 윤 당선인이 “국정수행을 잘할 것”이란 응답(47.9%)과 “잘하지 못할 것”이란 답변(47.5%)이 부울경에서 비슷하게 나왔다. 문 대통령의 PK 국정 지지도(45.1%)는 역대급으로 높게 나왔고, 민주당(38.2%)과 국민의힘(45.4%) 부울경 정당 지지도도 크게 차이가 없었다. 따라서 부울경 지선에서 2018년 ‘문풍(문재인 바람)’과 같은 ‘윤풍’을 기대하긴 힘들다는 지적이다.

민주당이 전통적 텃밭인 ‘낙동강 벨트’를 포함해 기초단체장 우위 구도를 유지할 수 있을 지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민주당은 지난 7회 지선 때 부울경 39개 기초단체장 중 25곳을 석권했다. 1995년 지방자치제가 도입된 이래 민주당이 PK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단 한 곳도 이긴 적이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치사에 남을 ‘대사건’이다. 하지만 4년이 지난 지금은 민주당의 여건이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다. 민주당에선 부울경 광역단체장은 물론 일부 기초단체장 후보조차 제대로 구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보수 정치권의 유력인사는 31일 “이번 PK 지선에선 광역단체장에서 기초의원까지 특정 정당 후보를 한꺼번에 지지하는 ‘줄투표’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민주당이 상당히 불리한 건 사실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대체로 “국민의힘의 공천 후유증으로 민주당이 어부지리를 얻을 수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정의당과 진보당 등 진보세력의 선전 여부도 주목된다. 여야가 기초의원 중대선거구제 실시 문제를 놓고 치열하게 대립하고 있지만 실제로 도입될 경우 진보세력이 적잖은 효과를 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비해 진보당(8명)과 정의당(3명)은 상당수의 PK 기초의원 예비후보를 등록해 놓고 있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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