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도 안 되는 ‘소아백신 예약’
소아용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31일 시작됐지만 부작용에 대한 우려와 백신 불신 현상 등에 따라 부산에선 예약률이 1%를 넘지 못했다. 일선 병원은 접종 요일제를 실시해 백신 폐기량 줄이기에 급급하다.
31일 부산시에 따르면 병·의원 77곳에서 소아용 백신 접종이 시작된 이날 오전 기준 부산지역 예약률은 0.95%에 불과하다. 부산지역 만 5~11세 접종 대상자 24만 7082명 중 1926명만 백신 접종을 예약한 것이다. 이날 전국 예약률도 1.3%에 그쳤다.
접종 첫날 부산 예약률 저조
전국 단위로도 1.3% 그쳐
백신 무용론·증상 경미한 탓
폐기량 줄이려 ‘접종 요일제’
의료기관들은 저조한 예약률 탓에 백신 폐기량을 줄이고자 접종 요일제를 선택하고 있다. 백신 1바이얼(병)로 최대 10명까지 접종을 할 수 있는데, 예약 건수가 하루 10건도 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런 상황에 백신 예약이 여러 날로 분산되면 폐기량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날까지 총 4건이 예약된 남구 부산성모병원 관계자는 “예약도 많지 않고 일주일 중 하루를 정해 접종하라는 지침도 내려왔기 때문에 금요일에만 백신을 접종한다”고 말했다. 주 3회 접종을 계획했던 병원도 예상치 못한 수준으로 예약 건수가 떨어지자 난감하다는 반응이다. 월·수·금요일 접종을 하기로 계획한 중구 메리놀병원에는 모두 16건이 예약됐다. 메리놀병원 소아청소년과 박상인 전문의는 “지금 같은 추세라면 4월 말 유효기간까지 백신을 전부 사용하지 못할 것 같다”며 “당일 사용 못하고 남은 백신은 버려야 하기 때문에 분산된 예약을 최대한 모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보건당국은 소아당뇨, 비만, 만성폐질환 등 기저질환이 있는 고위험군 소아에 대해선 백신 접종을 적극적으로 권고한다. 건강한 소아는 접종의 이득과, 감염 위험, 접종 후 이상반응 관련 위험 등에 대해 충분한 검토를 거친 뒤 자율적으로 접종하라고 권고했다.
부모들은 아이가 코로나에 확진돼도 증상이 경미하고, 백신을 맞아도 코로나에 걸릴 가능성이 있다며 접종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모습이다. 초등학생 자녀 2명을 키우는 주 모(51) 씨는 “주변에서도 다들 접종을 하지 않겠다는 분위기고, 어른도 백신을 3차까지 맞아도 확진되는 판국에 굳이 부작용 위험을 감수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동아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김병권 교수는 “아이들이 크게 앓지 않는다는 이유로 접종을 피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백신이 코로나로 인한 증세가 중증으로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김동우·손혜림 기자 fri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