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검 형사2부(김창수 부장검사)는 살인 혐의로 이은해(31·왼쪽) 씨와 공범 조현수(30·오른쪽) 씨의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지명수배했다고 30일 밝혔다. 연합뉴스

3년 전 경기 가평의 한 계곡에서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수사를 받던 30대 여성과 공범 측이 잠적하기 전 다수의 누리꾼을 명예훼손과 모욕 혐의로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30일 인천지검 형사2부(김창수 부장검사)는 살인과 살인미수 등 혐의로 이은해(31와 공범 조현수(30)의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지명수배했다고 밝히고 이들의 사진을 공개했다.

이와 관련, 3일 국민일보 보도에 따르면 조현수는 지난해 4월부터 법무법인을 통해 사건에 대한 게시물과 댓글 등을 남기거나 신상을 공개한 누리꾼들을 명예훼손·모욕 혐의로 고소했다.

조현수 측은 2020년 10월 SBS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이 사건에 대해 방송한 이후 고소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소 대상에는 이은해에 대한 게시물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일보는 고소장에 "고소인은 이 사망 사건과는 전혀 관련이 없지만 (피고소인이) 범인으로 낙인을 찍고 명예훼손 및 모욕적인 발언을 쏟아내 대인기피증에 걸릴 정도로 정신적 충격을 호소하고 있다. 피고소인을 철저히 수사해 법의 엄중함을 보여달라"고 적혀 있었다고 전했다.

한 피고소인은 "경찰 수사관으로부터 나 말고도 100명 넘게 고소 당했다고 들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실제로 조현수 측에 합의금 150만원을 지급한 사례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왼쪽부터 이은해와 조현수. 연합뉴스

이은해와 조현수는 2019년 6월 30일께 경기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이 씨의 남편인 A(사망 당시 39세) 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수영을 전혀 할 줄 모르는 A 씨에게 계곡에서 다이빙하도록 한 뒤 구조하지 않아 고의로 죽음에 이르게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앞서 같은 해 2월에도 강원도 양양군 한 펜션에서 A 씨에게 복어 피 등을 섞은 음식을 먹여 살해하려고 했으나 독성이 치사량에 못 미쳐 미수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3개월 뒤에는 경기 용인시 한 낚시터에서 A 씨를 물에 빠뜨려 살해하려다가 잠에서 깬 지인에게 발각되기도 했다.

검찰은 조현수와 연인 사이인 이은해가 남편 명의로 든 생명 보험금 8억원을 노리고 그를 살해한 것으로 판단했다. 실제로 이은해는 남편이 사망하고 5개월 뒤 보험회사에 남편의 보험금을 청구했으나, 보험회사는 심사 과정에서 사기 범행을 의심해 보험금 지급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A 씨를 살해한 시점은 2017년 8월에 가입한 보험의 계약기간이 만료되기 4시간 전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A 씨가 사망한 뒤 경기 가평경찰서는 변사 사건으로 내사 종결 처리했으나 2019년 10월 유족의 지인이 경기 일산 서부경찰서에 제보해 재수사가 진행됐다.

이 사건은 2020년 10월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그날의 마지막 다이빙-가평계곡 익사 사건 미스터리'라는 제목으로 방송하면서 대중에도 조명됐다.

이들은 2020년 12월 살인·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미수 혐의로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에 불구속 송치됐다.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은 피의자들 주거지 관할인 인천지검으로 사건을 이송했고, 인천지검은 지난해 2월 전면 재수사에 나섰다.

검찰은 9개월 동안 이은해와 조현수의 집을 압수수색하고 3차례에 걸쳐 현장검증을 했으며 관련자 약 30명을 조사했다. 이들은 작년 12월 13일 처음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고, 다음 날 2차 조사를 받을 예정이었으나 도주한 뒤 3개월째 잠적한 상태다.

검찰은 이들의 소재지나 이번 사건과 관련한 단서를 알고 있으면 인천지검 주임 검사실(☎032-860-4465∼68, 010-2576-5344)이나 당직실(☎032-860-4290)로 연락을 달라고 당부했다.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