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인3색 性이야기] 성도착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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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회 부산대 명예교수

많은 사람들이 ‘변태’라고 부른다. 성학과 의학적으로는 ‘성도착증’인데 성적 충동, 흥분 및 만족을 위해 비정상적인 행동을 하는 경우이다. 이런 증상이 6개월 이상 계속되고 또 반복적이면 그 진단은 뚜렷해진다. 어떤 이들은 성적 이상행위라는 것이 법이나 사회적인 규범에 의해 결정된 것이며, 원론적인 의미에서 성적 행동에 ‘비정상’ 이라는 개념이 없기 때문에 이를 ‘비정형적인 성행위’라고 부르자고 주장하기도 한다.

가장 가벼운 성도착증이라고 할 수 있는 관음증은 일명 절시증이라고도 한다. 다른 사람이 옷을 벗거나 성적 행위를 하는 것을 봄으로써 성적흥분이나 환상을 하게 되는 경우를 말하는데 기실 누구에게나 어느 정도씩 있게 마련이다. 따라서 타인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면 정상 범위에 속한다고 하는 성학자들도 많다. 이들은 관음증을 인간의 기본 심리 중의 하나라고 주장한다. 인간은 다른 포유류와 달리 마주보면서 사랑을 구사하기 때문에 후각이 쇠퇴하고 대신 시각이 특히 발달하여 성적 매력이 아름다움을 갈구하는 시각적 편향으로 변했다고 보는 것이다. 훔쳐보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정서적으로 미숙한 사람이 많으며, 남자가 많고 그 중에서도 막내 특히 누이가 없이 자란 경우에 그 빈도가 좀 높다고도 하는데 이는 그저 통계일 뿐이다. 이들은 매우 보수적이며, 성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진 부모에게서 성을 억압당해 여자들과 자연스럽게 사귀지 못하고 열등감에 젖어있는 사람들에게서 많이 나타난다고 한다.

반대로 자기의 비밀스러운 부분을 보여주고 싶어 하는 경우들도 있다. 이른바 노출증이다. ‘바바리 맨’이 그중 한 유형이다. 이들은 자신의 성기를 특히 모르는 여성 앞에 노출시킴으로써 성적 흥분을 느낀다. 거의 다 남성이며, 수줍고 확신이 부족한 성격, 빈약한 사회성, 분노, 적의감을 잘 못이기는 사람들에서 많다고 한다.

여성이 성기를 드러내며 옷을 벗었다면 이는 직업과 관계가 있기도 했다. 자신에게서 발견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다른 사람을 통해 간접 체험하려는 욕구 때문에 생긴 직업들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남성들은 상대적으로 지위가 낮은 여성들을 적극적으로 관찰하면서 억압된 과시욕을 충족하였고, 이에 따라 일부 여성들은 수동적으로 보여지기를 원하게 되었다는 설도 있다.

그 외 어린 아이를 보면서 성욕이 일어나는 소아기호증를 비롯해, 노인기호증, 동물기호증 등과 같은 소위 성애의 대상에 관한 도착들도 있고, 여성의 발과 같이 성과 관계없는 부위에서 흥분을 느끼거나 속옷 구두 등 무성물에 집착하는 페티시, 피학대음란증, 가학성변태성욕, 자기 몸의 일부를 남에게 대거나 비비는 프로타쥬, 복장도착성 성욕이상 등과 같은 구애표현의 장애들도 있다. 그 종류가 500여 종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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