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엔데믹 가는 마지막 거리 두기, 연착륙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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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4일부터 2주간 ‘사적 모임 10인·영업 시간 밤 12시’ 거리 두기를 시행한 뒤 일상회복으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엔데믹 시대’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지난 주말을 정점으로 오미크론 확진자 수가 큰 폭으로 떨어지고 위중증 환자도 감소세로 전환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오미크론 변이와 일명 ‘스텔스 오미크론’의 혼합 변이인 신종 ‘XE’ 감염 사례가 해외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고 엔데믹 전환에 따른 우리 의료시스템 전환도 시급해 낙관만 하기는 이른 상황이다. 엔데믹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방역 당국의 세심하고 철저한 준비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향후 일상 회복 위한 방역 시험대
위중증 관리·의료체계 전환 시급

2020년 1월 20일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이후 코로나 팬데믹은 국민들의 일상을 송두리째 앗아 가 버렸다. 정부의 거리 두기 방역 지침으로 직격탄을 맞게 된 자영업자들은 빚더미를 떠안고 거리로 내몰리는 등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엔데믹에 대한 기대는 더욱 절박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정부의 이번 조치를 사실상 방역 해제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외신에서는 한국이 엔데믹으로 전환하는 첫 번째 국가가 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도 내놓고 있다. 그동안 정부 방역정책을 둘러싼 각종 논란에도 불구하고 고통을 감당해 온 국민들이 있어 가능한 상황이다. 정부가 국민들의 일상회복에 만전을 기해야 하는 이유다.

당장 ‘XE’ 출현 등 새로운 변이에 대한 면밀한 관찰과 대비가 필요하다. 전파력, 치명률, 백신 예방접종 저항력 등 새로운 변이에 대한 평가 결과에 따라서는 사회적 거리 두기 등 방역조치를 다시 시행해야 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코로나19를 독감 수준의 풍토병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우리 의료시스템의 정비도 시급하다. 오미크론으로 환자가 급증하자 정부가 의료대응시스템을 전환했지만 일선 현장에서는 구체적 지침 등에 대한 혼선으로 각종 문제점들이 드러났던 게 현실이다. 3월에만 8700명이 숨지고 4~5월 1만 명 가까운 누적 사망자가 전망되는 점을 감안하면 엔데믹을 자랑삼아 이야기할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다.

4일부터 시작된 2주간이 일상 회복 연착륙을 위한 우리 방역 당국의 마지막 시험대일 수 있다. 이번이 마지막이고 이번만 버티면 된다는 안일한 생각에서부터 벗어나야 한다. 기존 방역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그동안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체계를 잘 갖추고 정확한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우선은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가 늘어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엔데믹 상황에 맞도록 코로나19 환자의 대면진료 확대와 감염병 등급 하향 조정 등 일상 의료체계로의 전환을 차질없이 진행해야 한다. 방역에 있어서 만큼은 신구 권력의 손발이 안 맞아 구멍이 생기는 일도 없어야 한다. 국민의 건강과 생명만큼 소중한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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