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두·밀부터 채소·육류까지… 고삐 풀린 ‘밥상 물가’
지난 2월까지 3개월째 농축수산물 수입가격지수가 전년 대비 30% 이상 올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지난 2월 말부터 국제 곡물 가격 등이 급등한 만큼, 3월에는 수입물가가 더 가파르게 올랐을 가능성이 크다. 농축수산물 수입물가 상승은 생산자물가와 소비자물가를 차례로 끌어올려 서민 가계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4일 한국무역통계진흥원에 따르면 지난 2월 농축수산물 수입가격지수는 112.6(2015=100)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31.7% 상승했다. 작년 12월(33.5%)과 올해 1월(31.5%)에 이어 3개월째 30% 이상의 상승률을 보였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0.8%로 작년 12월(7.9%)과 올해 1월(1.6%)보다 줄었다.
2월 농축수산물 수입가격지수
전년 동월 대비 31.7% 상승
우크라이나 침공·공급망 차질 탓
제분용 밀 등 곡물류 42.3%↑
부문별로 보면 농산물 수입가격지수가 1년 전보다 33.3% 올랐다. 곡물류는 생두(68.1%), 제분용 밀(58.4%), 사료용 옥수수(52.4%), 가공용 옥수수(45.2%) 등을 중심으로 42.3% 올랐다. 채소류는 양파(57.3%), 마늘(52.3%), 무(270.6%), 당근(61.8%) 등 9개 품목이 모두 올랐다. 과일류도 파인애플(20.7%), 포도(19.1%), 레몬(13.6%) 등 6개 품목 모두 상승했다.
축산물 수입가격지수도 1년 전보다 36.7% 올랐다. 냉동 소고기가 53.3%, 냉장 소고기가 47.7% 올랐다. 닭고기와 돼지고기 수입가격지수도 1년 전보다 각각 47.5%, 6.4% 올랐다. 수산물 수입가격지수는 1년 전보다 13.5% 올랐다. 활어가 38.6%, 신선어류는 30.0%, 냉동어류는 8.8% 상승했다.
글로벌 공급망 차질과 코로나19 회복 과정에서의 수요 확대, 지정학적 리스크 등은 전 세계의 밥상 물가를 밀어 올리고 있다. 한국으로서는 달러 대비 원화 약세도 수입가격 오름세를 키우는 요인이다.
지난 2월 농축수산물 수입가격지수는 원화 기준으로 작년 같은 달 대비 31.7% 상승했지만, 달러 기준 상승률은 22.0%로 이보다 낮았다. 달러 강세와 원화 약세로 국내 소비자가 부담하는 수입가격이 더 많이 올랐다는 뜻이다.
원·달러 환율은 작년 2월 15일 달러당 1101.40원이었으나 올해 2월 15일에는 달러당 1199.80원으로 100원 가까이 올랐다. 지난 2월 24일부터는 1200원대로 올라선 상태다.
한편, 정부는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더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유류세 인하 폭을 기존 20%에서 30%로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