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OTT·관람료 인상… ‘극장의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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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관객이 끊긴 한 영화관. 연합뉴스

코로나19 이후 빨간불이 켜진 극장 산업이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직격탄을 맞은 데다 신작 개봉 연기,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의 대두, 영화 관람료 인상 등이 맞물리면서 뚝 끊긴 관객의 발길이 좀처럼 돌아서지 않고 있다.

멀티플렉스 CGV는 4일부터 2D 영화 기준 관람료를 주중 최대 1만 4000원, 주말 1만 5000원으로 조정했다. 각각 1000원씩 오른 금액이다. IMAX관이나 4DX 등 기술 특별관은 2000원씩, 씨네드쉐프·템퍼시네마·골드클래스 등 고급관은 5000원씩 인상된다.

팬데믹 후 영화산업 침체 악순환
적자 누적 CGV 관람료 또 인상

CGV는 코로나19 유행 이후 지난 2년간 이미 두 차례 영화관람료를 인상했다. 이번 추가 인상은 팬데믹 기간 국내 영업 손실이 3668억 원에 달하면서 경영 위기 악화로 불가피했다는 게 영화관 측의 입장이다. CGV 황재현 커뮤니케이션팀장은 “생존을 위해 불가피한 결정을 하게 됐다”며 “영화관람료의 절반은 부율에 따라 배급·제작사에 분배되는 구조라 이번 결정이 영화업계 회복에 도움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결산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영화산업 매출은 1조 239억 원이다. 이는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연예기획사인 하이브가 지난 한 해 벌어들인 1조 2577억 원보다도 적다. 코로나 팬데믹 전인 2019년에 2조 5093억 원의 매출을 올린 걸 비교하면 60% 가까이 뚝 떨어졌다.

영화관 매출은 더 심각하다. 2019년 대비 70% 감소한 5845억 원으로 내려앉았다. 국내 멀티플렉스 2위 사업자인 롯데시네마의 영업적자도 팬데믹 이후 2600억 원에 달한다. 이신영 롯데시네마 홍보팀장은 “영화관 내부 취식 허용과 개봉 지원 확대 등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재무상태가 나빠지다 보니 전반적인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국내 영화산업은 코로나19 이후 악순환을 반복해왔다. 감염병 확산 위험에 관객의 발길이 뚝 끊기자 개봉하려던 영화가 공개를 미루고, 이후 새로운 영화 투자에도 영향을 미쳐서다. 여기에 OTT라는 새로운 플랫폼의 등장으로 시청 패러다임이 변하면서 극장의 위기가 가중됐다.

업계에선 정부의 미온적 태도가 이번 관람료 인상에 한몫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국내 상업영화의 추정 수익률이 마이너스 50%로 영화산업 전체가 흔들렸지만, 직접적인 지원은 사실상 미미해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해 소비할인권과 개봉 지원 등 부수적인 대책을 내놨지만, 미국·영국 등과 달리 영화관이나 제작사에 직접적인 지원은 미미했다는 목소리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지난해 정부 지원보다는 멀티플렉스 자체에서 제작비의 일정 부분을 보전해준 게 큰 도움이 됐다”며 “정부의 여건 마련이나 직접적인 재정적인 지원이 절실하다” 했다. 남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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