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일단락됐지만… 법정 공방 3년 더 걸릴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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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 씨 부산대 의전원 입학 취소

부산대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 씨에 대해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 입학 취소 결정을 내리면서 2019년 ‘조국 사태’로 촉발된 조 씨의 부정입학 관련 논란이 3년 만에 한 매듭을 지었다. 하지만 국론 분열을 초래할 정도로 파장이 컸던 사안인 데다, 조 씨 측이 입학 취소 결정에 대해 집행정지 신청을 제기해, 파장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조 씨 측 법적 대응에 여파 계속
복지부 의사면허 취소에도 영향

■찬반 대립 속 ‘입학 취소’

조 씨의 부산대 의전원 입학 관련 논란은 2019년 조 전 장관의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야당인 국민의힘과 보수 진영의 의혹 제기로 시작됐다. 어머니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표창장과 인턴증명서 위조 의혹 등 조 씨의 ‘허위 스펙’ 논란은 일파만파 번져 검찰 수사가 시작됐고, 조 씨의 대학과 대학원 입학을 취소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이어졌다.

논란이 확산하자 부산대는 입학전형공정관리위원회(공정위)를 통해 자체 조사에 나섰고, 지난해 8월 공정위 ‘자체조사 결과서’와 정 교수의 항소심 판결, 담당 부서의 의견을 종합 검토해 조 씨의 2015학년도 의전원 입학을 취소한다는 ‘예비 행정처분’을 내렸다.

이후 부산대는 행정절차법에 따라 조 씨에게 소명 기회를 주기 위해 청문 절차를 진행했다. 지난해 12월 외부인으로 청문주재자를 선정한 뒤 2차례 비공개로 청문을 진행했고, 지난달 8일 청문주재자의 청문의견서를 제출받은 뒤 조 씨 입학 취소에 대한 최종 검토에 들어갔다.

해를 넘겨 이어진 조 씨 부정입학 논란은 5일 부산대의 결정으로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조 씨 측이 부산대 결정에 대해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접수해 한동안 파장은 계속될 전망이다. 조 씨 소송대리인 측은 “부산대 공정위의 자체조사 결과서에 의하면, 문제가 된 이 사건의 경력 및 표창장이 입시에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당락에 전혀 영향이 없는 경력기재를 근거로 입학허가를 취소하고 결과적으로 의사면허를 무효로 하는 것은 신청인에게 너무나 가혹한 처분이다”며 집행정지 신청 이유를 설명했다.



■의사 면허도 취소될까

조 씨의 부산대 의전원 입학 취소는 의사 면허 취소 여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시험에 합격해 의사면허가 발급됐더라도 의과대학이나 의전원을 졸업하지 못하거나 학위가 취소되면 의사면허 자격요건에 흠결이 발생해 의사면허가 취소될 수 있다.

다만, 의사면허 취소 처분 권한은 보건복지부가 갖고 있어 면허 취소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는 부산대에서 입학취소 공문을 받으면 조 씨에게 면허 취소 사전 통지를 하고, 3주 정도 본인 의견을 청취하는 과정을 거친 뒤 면허 취소 처분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복지부가 의사면허 취소 처분을 하더라도 조 씨 측은 집행정지 신청을 할 것으로 보인다.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본안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조 씨는 의사 면허를 유지하게 된다. 법조계에선 이러한 소송은 결과가 나올 때까지 최대 3년 정도 걸릴 수 있다고 예측한다.

조 씨는 지난해 2월부터 한전의료재단이 운영하는 한일병원에서 인턴으로 근무하다 최근 명지병원과 경상국립대 응급의학과 전공의(레지던트) 모집에 지원했지만 모두 탈락했다.

한편, ‘조국 사태’는 국론 분열 수준의 진보·보수 진영 갈등을 불렀다. 두 차례 청문에 이어 이날도 부산대 앞에서는 지지자와 반대자가 여론전을 펼쳤다.

대입 제도에도 영향을 미쳤다. ‘수시는 부정, 정시는 공정’이란 여론이 일면서 교육부 지침에 따라 수도권 대학을 중심으로 정시 비중이 30~40%까지 확대됐다. 부산의 한 교육계 관계자는 “문제점들을 개선하며 수시 제도를 보완해 왔는데, 조국 사태로 갑자기 정시 확대 기조로 바뀌었다”며 “수능점수 중심의 정시는 사교육을 조장한다는 점에서 안타까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대진·김성현 기자 djr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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