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세계인 공분 일으킨 푸틴의 우크라 대학살 만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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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북쪽 소도시 부차에서 4일(현지시간) '타냐'라는 이름의 57세 여성이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 그의 뒤로는 공터에 임시로 묻힌 남편의 무덤이 보인다. 러시아군이 한때 장악했던 부차에서 우크라이나 민간인이 학살된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러시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이 고조하고 있다. 키이우 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북쪽 소도시 부차에서 4일(현지시간) '타냐'라는 이름의 57세 여성이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 그의 뒤로는 공터에 임시로 묻힌 남편의 무덤이 보인다. 러시아군이 한때 장악했던 부차에서 우크라이나 민간인이 학살된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러시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이 고조하고 있다. 키이우 AP연합뉴스

러시아군의 집단 학살 만행에 전 세계가 경악하고 있다. 러시아군이 한 달 넘게 점령했던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외곽의 소도시 부차에서 민간인 시신 수백여 구가 손과 발이 뒤로 묶이거나, 머리 뒤에 총알구멍이 난 채로 땅에 묻힌 장면이 외신에 속속 보도되고 있다. 대형 교회 앞마당에도 시신들이 자루에 담긴 채 집단 매장돼 있었다. 외신과 소셜 미디어를 통해 공개된 영상에서 자전거를 타고 가다 총에 맞아 죽은 시민과 불탄 자동차 근처 도로에 쓰러져 있는 수십 구의 시신도 확인할 수 있었다. 러시아군이 민간인을 무차별 사격했다는 증언이 쏟아지고 있다. 부차 외에도 러시아군 점령지 곳곳에서 민간인 집단 학살 정황이 확인되고 있다.


고문·살인·성폭행 정황 곳곳 드러나

국제사회 전쟁 범죄 처벌 나서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군이 어린이를 포함해 수천 명의 민간인을 집단 학살하고, 팔다리 절단 등의 고문은 물론이고 여성들을 성폭행했다”고 성토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민을 대상으로 조직적으로 전시 강간과 고문을 저지른 정황도 여성들의 증언을 통해 드러나고 있다. 러시아군이 4살짜리 아들이 보는 앞에서 남편을 총살하고, 자신을 집단 성폭행했다는 피해자의 용기 있는 고발까지 나왔다. 전시 강간은 1998년 국제형사재판소(ICC)에서 전쟁 범죄로 규정했다. 국제인권단체에서는 “러시아가 전시 강간을 군사 전술로 사용해 우크라이나 사회 전반에 깊은 고통의 씨앗을 심었다”고 경고했다.

충격에 휩싸인 국제사회는 분노하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조작한 가짜 뉴스라고 주장하지만, 그 누구도 믿지 않고 있다. 러시아군은 1999년 2차 체첸전쟁 때도 인종 청소(자치스트카)를 저지른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키이우 방문까지 고려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푸틴 대통령을 겨냥해 “시대착오적인 생각에 사로잡혀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4일 “전범 푸틴을 전쟁 범죄 재판에 세워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추가 제재 방안까지 논의되고 있다고 한다. 안토니우 유엔 사무총장도 “효과적인 책임 규명을 보장하기 위해 독립적인 조사가 필수적”이라면서 유엔이 독자적으로 조사에 나설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러시아의 민간인 집단 학살은 국제법에 위배되는 전쟁 범죄다. 강대국이 약소국을 침략해 민간인을 학살하고 성폭행한 반인륜적인 범죄는 어떤 경우라도 진상 규명을 통해 마땅한 대가를 치르게 해야 한다. 러시아의 무력과 에너지 협박이 무서워 나서지 않는다면, 러시아군의 전쟁 범죄를 용인하는 행위와 마찬가지다. 한국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과 러시아 경제 제재 참여로 세계적인 연대에 동참해야 한다. 전 세계인은 강대국에 의한 침략 전쟁의 결말과 관계없이 푸틴을 ‘도살자’로 영원히 기억하고, 그의 비참한 운명을 지켜볼 것이다. 푸틴의 비인도적 행위를 강력히 규탄하며, 전쟁 범죄를 즉각 중단한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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