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제선 운항 정상화, 인천·김해공항 또 차별하나
정부가 코로나19 진정세에 따라 여객기 운항 횟수를 크게 늘리는 등 국제선 정상화에 나서고 있다. 5월부터 국제선 노선을 단계별로 확대해 연말까지 코로나19 발생 직전인 2019년의 50% 수준으로 회복시킨다는 것이다. 문제는 정부의 국제선 정상화 계획이 인천국제공항에 맞춰져 있고 김해국제공항 등 지방 공항은 여전히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정부의 인천공항 중심 방역 체계에 분통을 터뜨려 왔던 지역민들과 지역 관광업계의 반발이 불을 보듯 뻔하다.
국토부 연말까지 국제선 운항 50% 회복
지방 공항은 구체적 대책 빠져 기대 찬물
이번에 발표된 국토교통부의 ‘국제선 단계적 일상 회복 방안’은 5월부터 3단계에 걸쳐 국제선 노선을 정상화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1단계가 시작되는 5월부터 매월 100편씩 증편하고 2단계가 시작되는 7월부터는 매월 300편씩 대폭 증편해 11월 이후에는 국제선 운항 편수를 2420편까지 늘린다는 것이다. 인천공항의 경우 현재 시간당 10편 이하인 도착 항공 편수를 1단계에서 20편으로 확대하고 3단계 이후 30편으로 확대한다는 구체적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지방 공항의 경우 1단계에서는 아예 빠져 있고 2단계가 시작되는 7월부터 정상화 절차를 밟는다는 원론적 내용만 담겨 있다.
코로나19 이후 정부는 방역 편의 등을 이유로 인천공항 몰아주기와 지방 공항 차별을 노골화해 왔다. 지난해 11월에서야 부산~괌 노선 운항을 시작으로 국제선 노선이 재개된 김해공항의 경우 현재 주당 국제선 운항 편수가 고작 4편으로 코로나 이전인 2019년 말에 비해 0.4% 수준에 그치고 있다. 반면 인천공항의 주당 운항 편수는 750회로 코로나 이전에 비해 10% 가까운 회복률을 보이고 있다. 김해공항의 경우 주력 노선인 중국, 일본 노선의 방역 조치가 해제되지 않고 있는 점도 있지만 이같이 초라한 상황은 정부의 인천공항 몰아주기에 따른 결과다. 동남아 노선 확대 등 정부의 의지만 있으면 얼마든지 김해공항 국제선 활성화가 가능하다.
고사 위기에 놓인 지역 관광업계는 코로나 엔데믹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국제선 정상화를 통한 해외여행 활성화에 목을 매고 있다. 에어부산은 6월부터 부산~필리핀 노선에 대한 재개를 요청하는 등 지역 항공업계도 국제선 정상화를 위해 발로 뛰고 있다. 정부는 지금부터라도 국제선 정상화의 구체적 대책 실행 과정에서 지역민들과 관광업계의 기대를 저버리지 말고 김해공항 국제선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 대책을 내놓고 실행에 옮겨야 한다. 국토부와 방역 당국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도 이제는 더 이상 봐 주기 힘들다. 새 정부가 2030 부산국제엑스포 유치를 국정 과제로 채택하겠다고 나서고 있는 마당이다. 언제까지 김해공항을 시골 공항 수준으로 취급하고 지역민과 지역 관광업계를 홀대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