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탈(脫)세계화, 중소기업 도약의 기회로 만들어야
김종오 펠릭스테크(주) 대표이사· 중소기업융합부산연합회 회장
80년대 후반부터 본격화된 세계화의 물결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었고 국가 간 개방이 가속화되면서 국제 분업과 국제 공급망 시대가 지속되었다.
영원할 것 같았던 세계화의 물결은 코로나19,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큰 혼란에 빠졌고 자국 중심의 공급망 및 생산망 체제로 빠르게 전환해가는 ‘탈(脫)세계화(Deglobalization)’가 이루어지고 있다.
필자는 1998년 5월 설립하여 자동차 부품, 발전설비 플랜트 부품 등을 생산하는 중소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매출 및 수출이 증가하는 상황이었으나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해외발주 연기, 납품 지연, 매출 급감 등의 어려움을 겪었다
다행히 글로벌 경제가 빠르게 회복세를 보여 자동차, 프랜지 부품 등 주력 품목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미국 등 여러 국가에서 수출주문이 계속되었으며, 중기부, 산업부 등 여러 정부 부처의 정책 지원을 통해 생산, 물류 피해를 최소화하여 작년 매출 928억 원을 달성하는 등 정상적인 궤도로 올라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제부터 걱정이다. 생산물량은 코로나 이전으로 회복되었으나, 물류 적체가 이어지고 있으며, 자국 중심주의에 따른 원자재 공급이 원활하지 않는 등 글로벌 환경이 언제 개선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동사가 생산하는 플랜지의 경우 미국 내 중국산, 유럽, 인도산 플랜지는 2018년 6월부터 초고율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여 미국 수출에서 동사가 상대적으로 효과를 보고 있긴 하나, 규제가 어느 정도 지속할지, 한국은 규제에서 안전한지 등 국가의 산업환경에 따라 우리의 수출도 앞으로 어떻게 될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필자가 느끼는 가장 큰 위험은 어떤 사태가 언제, 어떻게 진행될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성이 장기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자국의 경제적 이익을 중시하는 경제 안보 시대로의 전환이 국내 중소기업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기 위해서는 통상을 담당하는 정부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보력과 협상력이 없는 중소기업에 유리한 경영환경을 조성하고 중소기업은 R&D, 생산, 판매 등 본연의 역할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잠재력 있는 중소기업의 성장을 위한 정부의 지원 확대도 병행되어야 한다. 지금도 중기부, 산업부 등 여러 정부 부처에서 다양한 정책지원을 하고 있지만, 더 내실 있는 지원정책을 발굴하고, 자금, 수출, 정보제공, 전문인력양성 등 다양한 방면에 걸쳐 지원을 확대해야 할 것이다.
향후의 수출환경은 글로벌 불확실성 지속, 자국 경제 안보 속에서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우리는 코로나19라는 급작스러운 환경변화에도 빠르게 회복한 저력을 바탕으로 앞으로의 어려움도 극복해 나갈 것이다.
한편, 중소기업융합부산연합회는 1993년 4월 개설되어, 현재 500여 회원사가 각사 순회 방문, 기업별 최근 동향·애로사항 발표와 조언, 유관기관 초청 설명회 등 교류 활동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현재, 중앙조직인 (사)중소기업융합중앙회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중소기업진흥에 관한 법률에 근거하여, 1992년에 개설해 지역별로 13개 연합회 소속의 313개 융합회에 7200여 회원사가 활동 중이다.
부산융합연합회는 최근 2년간 코로나19로 인해 회원사 간 교류 활동이 미흡했다. 앞으로는 매달 만나는 모임을 운영해 업종별 애로사항을 공유하고 기술협력까지 끌어낼 계획이다. 또 최근 이슈인 코로나19, 탄소국경세, ESG 경영 등 이슈에 대해 연합회 차원에서 공동 대응할 계획이다. 또한, 분기에 1회씩 전문가를 초빙해 세미나 또는 특강도 마련하여, 다수의 업체가 애로를 겪고 있는 사안에 대한 자금·인사·제품 개발·해외 진출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