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수의 치고 달리기] 부산 체육 유망주 힘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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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부 기자

지난 1월부터 3개월 동안 부산 중·고교 체육 유망주들을 만났습니다. 선수들이 운동을 시작한 계기와 현재, 이루고 싶은 목표 등을 라는 기사를 통해 소개했습니다.

체육 유망주들은 자신의 꿈을 향해 거침이 없었습니다. 강인했습니다. 칼바람이 불어오는 낙동강변을 매일 10km씩 질주했습니다.(조정 전유찬·황세웅) 해운대 앞바다 위 좁은 요트에서 밥을 해결하며 매일 9시간 넘게 훈련했습니다.(요트 성시유) 갈비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입고도 해외 전지훈련을 떠났습니다.(BMX 서준형) 1kg을 더 들기 위해 50층 계단을 올랐습니다.(역도 임가원).

체육 유망주들이 운동을 시작한 계기는 다 달랐습니다. 부모님의 권유로, 타고난 운동 신경 덕분이기도 했습니다. 산책 중에 걸려 있던 플래카드를 우연히 보고 운동을 시작해 엘리트 선수로 성장하기도 했습니다.

시작은 달랐지만 유망주들이 가진 목표는 같았습니다.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가 되겠다는 꿈입니다. 꿈은 뚜렷했습니다. 세계 무대에서 챔피언이 되기 위해 해야 할 훈련이나 보완해야 할 점을 정확하게 알고 있었습니다. 유망주들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고 있는 코치진의 열정도 뜨거웠습니다.

하지만 유망주와 코치들의 열정만으로 세계 무대를 제패하기란 어렵다는 결론에 다다랐습니다. 유망주들의 피와 땀을 뒷받침할 부산의 사회적 기반은 취약하기만 했습니다. 해당 종목 선수를 뽑는 대학이나 실업팀이 없어 운동을 그만둬야 하는 상황이 많았습니다. 전국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실업팀이 없어 다른 시·도로 가야 하는 경우도 허다했습니다.

왜 부산은 부산 출신 선수들을 품지 못할까요. 흔히 체육의 미래는 유망주에게 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유망주의 찬란한 꿈을 지원할 여건은 부족합니다. 올해 부산지역 한 대학은 더 이상 수영 특기 선수를 뽑지 않습니다. 한 육상 선수는 갈 수 있는 대학이 부산에는 없어 다른 시·도로 떠나야만 합니다.

우수한 실력을 갖춘 선수들이 부산에서 꿈을 이루고, 부산에서 후학들을 지도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필요합니다. 부산이라는 흙에서 자란 체육 꿈나무들이 성장하고, 또 다른 성장을 위한 밑거름이 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합니다.

유망주의 코치들은 부산지역 대학 체육팀과 실업팀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부산시와 부산시체육회, 공공기관, 교육기관, 기업들이 머리를 맞대야 합니다. 부산 출신 스포츠 스타의 배출은 단숨에 이뤄지지 않습니다. 유망주들이 더욱 큰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룰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데 힘을 모아야 할 때입니다.

han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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