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오페라하우스, 이번엔 개관 준비 부족이라니
부산 북항에 들어설 오페라하우스에 대한 구설이 끊이지 않는다. 오래전에는 롯데와 부산시가 건립 비용을 놓고 갈등을 빚다가 그 여파로 공사가 몇 차례 중단되는 일이 있었다. 지난해에는 아직 들어서지도 않은 오페라하우스의 관할권을 두고 인접한 두 지자체가 볼썽사나운 법정 다툼까지 벌이기도 했다. 부산시와 해양수산부·부산항만공사 간에 지원 방법과 금액을 놓고 밀고 당기는 줄다리기는 해를 넘겨서도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이제는 개관을 불과 2년 정도 앞두고도 그 준비가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도대체 언제까지 오페라하우스 문제로 부산 시민을 실망시킬 건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개관 2년 남았는데 운영주체조차 불분명
촘촘한 계획으로 차질 없이 마무리 지어야
부산 오페라하우스 개관은 2024년 하반기로 잡혀 있다. 하지만 아직 오페라하우스를 운영할 주체조차 불분명하다. 오페라하우스만 운영하는 별도 법인을 만들 것인지, 기존 (재)부산문화회관에 맡길 것인지 정리되지 않았다. 1997년 개관한 일본 도쿄 신국립극장은 개관 4년 전에 이미 운영 재단을 설립하고 예술감독 등 인선 작업까지 마무리했다고 한다. 그들의 형편을 마냥 부러워만 할 일이 아니다. 지난 6일 부산시청에서 열린 ‘부산 오페라의 현재와 미래’ 포럼에서 한 참석자는 “극장 건물을 짓고 나서 사람을 뽑으면 안 된다”고 질책했다. 그 질책을 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 지금 당장 운영 주체 선정 작업에 나서야 한다.
개관 기념 공연도 문제다. 부산 오페라하우스는 제작극장 형태로 운영키로 했다. 무대에 올릴 작품을 자체 제작하는 방식이다. 제작비 등을 고려하면 쉽지 않은 방식이라 지역 문화예술계의 기대가 크다. 그 성공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첫 시험대가 바로 개관 기념 공연이다. 충분한 준비를 통해 완성도를 높여야 할 터인데 2년이라는 기간은 너무도 촉박하다. 새로 만드는 창작 오페라의 경우 못해도 3~4년 동안 작품 공모, 쇼 케이스, 초연, 재연 등 여러 과정을 통해 다듬어야 비로소 온전한 작품이 될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부산 오페라하우스 관련 자문회의에서는 이제 겨우 콘셉트를 논의하는 단계라고 하니 한심할 따름이다.
정리하자면, 개관까지 남은 2년은 결코 길지 않다는 것이다. 더구나 부산시가 오페라하우스 개관 작업을 위해 구성 계획을 밝힌 문화시설개관준비단은 올 7월에야 출범할 예정이다. 여러 사정을 고려하면 한참 늦은 대응일 수 있다. 오페라하우스는 부산의 활기찬 미래를 약속하는 북항 시대의 대표적인 랜드마크가 될 예정이다. 상대적으로 척박하다고 평가받는 부산의 문화예술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상징적인 시설이 될 수도 있다. 그런 오페라하우스인데도 순조로운 개관에 이르지 못하고 숱한 구설에 오르내리는 현실은 안타깝다. 촉박한 시한에도 모쪼록 촘촘한 계획과 실천으로 차질 없이 개관하기를 고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