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민주, 현역 청장 컷오프 없다… 보수 우세에 ‘방어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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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현역 평가에서 하위 20%에 속하는 기초단체장에게 당초 예견된 ‘컷오프’(공천 배제)가 아닌 감점을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직 구청장 전체가 중도 낙마 없이 본선행에 오를 가능성이 생긴 셈이다. 이미 대부분 구·군에서 예비후보가 넘쳐 나는 국민의힘에 맞서 민주당은 빠르게 현역 위주의 라인업을 짤 전망이다.

7일 민주당 부산시당에 따르면 당내 선출직 평가 결과 하위 20%에 포함된 현역은 당헌에 따라 경선 시 득표율의 20%가 감점될 예정이다. 시당 관계자는 “경선을 안 하더라도 하위 20%에게는 공천 심사 시 비슷한 비율로 감산이 적용될 것”이라면서 “평가 결과는 본인들에게도 알려주지 않으며, 현재 밀봉돼 공관위에 전달됐다”고 말했다.

애초 하위 20% 공천 배제 방침서 선회
감점만 적용… 현역 위주 ‘지선 라인업’
물갈이 걱정하던 청장들 안도의 한숨
동래·북·영도·부산진은 경쟁 구도


시당은 지난해 12월 자체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를 통해 구청장 11명 등 부산 현역 137명에 대한 평가를 마쳤다. 당시에는 개인 도덕성, 입법 성과 등을 평가해 하위 20%에게는 컷오프 형식의 ‘공천 페널티’를 부여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4년 전 지선에서 역대급으로 많은 민주당 현역이 부산에 포진하게 된 만큼 물갈이 폭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결국 컷오프가 아닌 감점을 적용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현역들은 일단 안도의 한숨을 쉰다.

부산 정치권 관계자는 “대선 결과에 따라 부산이 ‘보수 우세’ 지형으로 판단되면서 민주당이 컷오프보다는 감점을 적용해 현역 위주의 ‘지선 라인업’을 짤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 같은 전망에도 당내 경쟁자가 있는 4곳의 기초단체장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부산 16개 구·군 중 민주당 현역이 있는 데는 11곳이다. 시당이 지난 4일 공천 신청을 마감한 결과 동래, 영도, 부산진, 북을 제외한 7개 구·군은 현역들만 단독으로 공천 심사를 신청했다.

동래구는 김우룡 구청장에게 맞서 김문기 전 시의원, 주순희 구의장, 하성기 구의원이 공천 신청을 완료했다. 북구와 영도, 부산진은 현역에 맞서 각각 1명의 후보자가 도전장을 던졌다. 북구 정명희 구청장-이순영 시의원, 영도구 김철훈 구청장-박성윤 전 시의원, 부산진 서은숙 구청장-조영진 전 부산진을 지역위원장 등 2파전 구도가 형성됐다. 이에 당내 경선이 이뤄질 경우 ‘하위 20% 페널티’가 현역 구청장에게 뼈아픈 결과를 가져다 줄 수도 있다. 물론 도전하는 시의원들도 ‘하위 20% 페널티’에서 자유롭지는 않은 상황이다.

부산 여야는 다음 주부터 본격적인 공천 심사에 들어간다. 민주당 부산 공관위는 오는 10일 기초단체장 후보자를 시작으로 광역의원, 기초의원 후보자들에 대해 면접을 차례로 진행할 예정이다. 복수 후보자가 있는 선거구는 조만간 당내 적합도 조사를 통해 경선 여부와 컷오프 대상자를 정할 계획이다. 시당은 “공관위 일정에 따라 유동적이지만 대략 4월 말쯤에는 최종적으로 후보자 라인업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부산 공관위는 오는 11일 기초단체장, 12일 광역의원, 13~14일 기초의원 후보자에 대해 면접을 진행한다. 이후 15일 전후로 단수후보와 경선후보를 발표하고 이르면 오는 28일쯤 선거에 나설 최종 후보를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정의당은 지난 4일 예비후보자 신청을 마감하고 오는 16일까지 본선 후보 선출을 위한 당내 선거를 진행한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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