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 송영길 비판… 대통령 지키기냐, 각자도생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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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계 당 장악에 제동 움직임 본격화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를 놓고 당내 친문(친문재인) 진영에서 집단 반발이 나오면서 내홍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이번 갈등이 계파 사이의 단순한 힘겨루기가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의 퇴임 이후에 전개될 다양한 정치 시나리오와 맞물렸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미묘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친문 의원 모임인 ‘민주주의 4.0’은 지난 6일 성명을 통해 “송 전 대표의 명분도 가치도 없는 내로남불식 서울시장 출마에 반대한다”며 “민주당의 반성과 쇄신 대열에 혼선을 주지 말고 책임 있게 행동하라”고 촉구했다. 송 전 대표에게 공개적으로 직격탄을 날려 온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이날 정계 은퇴를 선언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라는 분석도 있다.

당내에서는 이른바 ‘송영길 차출론’을 간접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재명 전 대선후보를 중심으로 민주당이 재편되는 데 대해 친문계가 제동을 거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대선 당내 경선 때 논란이 됐던 문 대통령의 퇴임 이후를 보장하는 문제와도 맞물려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친문계는 당시 이재명 전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하고 친이재명계가 당을 장악할 경우 퇴임한 문 대통령의 안전을 제대로 보장받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 실제 이 전 후보는 경선 과정에서 줄곧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화를 내세웠다.

반면 친이재명계로 민주당이 재편된다고 해서 문 대통령의 퇴임 이후까지 걱정하는 것은 지나친 정치적 상상이라는 반론도 있다. 20대 대선을 전후해 다수의 친문계가 이미 ‘이재명계’로 넘어갔다는 점 때문이다. 이재명계에 합류하지 못한 친문계가 제각각 살길찾기에 나선 것이지 문 대통령의 퇴임 후 안전과는 상관없는 새로운 계파갈등의 서막이라는 것이다. 박석호 기자 psh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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