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새 66.2서 101.2로… 규제 완화 기대에 껑충 뛴 주택 경기 전망치
새 정부가 부동산 관련 규제를 완화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에 주택사업자의 경기 개선 기대감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주택시장 전반의 동향을 나타내는 전국 주택사업경기실사지수(HBSI) 4월 전망치가 101.2를 기록해 전월(66.2)보다 35.0포인트(P)나 상승했다”고 7일 밝혔다. HBSI 전망치가 기준선인 100을 넘긴 것은 지난해 6월(113.0) 이후 10개월 만이다. 이 지수는 한국주택협회와 대한주택건설협회에 소속된 500개 건설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것이다.
4월 전국 주택사업경기실사지수
3월에 비해 35P나 크게 올라
10개월 만에 기준치 100 돌파
연구원은 “지난해 연말부터 이어지던 전국적 주택사업경기 악화 전망이 4월에 전국적으로 크게 개선되며 수도권과 부산, 울산, 세종, 충남이 기준선(100.0) 이상을 기록하고 대부분 지역이 80선 이상 양호한 전망치를 보이는 등 주택사업경기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확대됐다”고 전했다.
부산의 경우 3월 전망치가 불과 62.5였는데 4월 전망치는 108.3으로 급상승했다. 울산은 58.8→100.0으로, 경남은 52.9→87.5였다.
연구원은 “다만 전월까지 60~70선 수준의 악화전망이 지속됐던 것에 따른 기저효과에 기인했을 가능성이 높고 최근 전국적 미분양 증가, 건설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수급불안 등 주택사업여건에 대한 낙관적 인식은 아직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주택사업경기실사지수는 ‘전망치’가 아닌 ‘실적치’가 있다. 3월 HBSI 실적도 부산(100.0) 서울(106.5) 경기(102.4)가 기준선을 넘었고 세종(92.8) 충남(92.3) 인천(87.0) 등이 80~90선에 이르는 등 전국적으로 평균 20P 상승을 이뤘다.
이에 따라 3월 부산의 체감경기갭(전망치-실적치)은 부산이 -37.5에 이르는 등 전국적으로 전망에 비해 실적이 양호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건설업계의 4월 자금조달 전망치는 87.6으로 전월보다 18.7P 상승했으나 자재 수급 전망치는 69.0으로 8.0P 하락했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에 따라 국제 철근, 레미콘, 시멘트 등 원자재 가격이 일제히 상승하면서 자재 수급에 대한 어려움이 반영된 것이다.
새 정부의 규제 완화 기대감은 한국부동산원이 조사하는 아파트값에도 반영됐다.
한국부동산원이 이날 발표한 4월 첫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이 11주 만에 하락세를 멈추고 0.00%로 보합세를 나타냈다. 재건축과 대출 규제 완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한시 배제 등이 거론되면서 매수 문의가 늘자 집주인들이 호가를 올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서울 강남 3구는 아파트값이 일제히 상승세로 돌아섰다. 강남구와 서초구 아파트값이 지난주 0.01%에서 이번 주 각각 0.02%로 오름폭이 커졌고, 3주간 보합을 이어온 송파구는 금주 0.01% 오르며 상승세로 전환됐다.
다만, 부산은 상대적으로 잠잠한 편이다. 지난주에 이어 이번주도 0.01% 상승했다. 사실상 보합 수준이 2월부터 계속 이어져 오는 것이다.
구·군별로는 사상구(0.07%), 기장군(0.06%), 금정구(0.05%), 남구(0.04%) 등이 상승세가 높은 반면 해운대구는 -0.01%였다. 김혜신 솔렉스마케팅 부산지사장은 “새 정부가 부동산규제를 완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부산은 아파트가격이 마이너스로 가지 않고 계속 보합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주택자에 부과하는 양도소득세 중과세율은 1년간 배제될 전망이다. 대통령직 인수위는 최근 이를 위해 소득세법 시행령을 현 정부에 대해 개정해 줄 것을 요구했다. 만약 현 정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차기 정부에서 바로 시행할 것이라는 게 인수위의 방침이다. 이에 따라 시행령 시행시기는 늦어도 5월을 넘기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덕준 기자 casiop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