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징검다리] 굴곡진 삶 끝 남편 간호하는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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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형편과 망가진 몸에도 아픈 남편을 보살피고 있는 민조 할머니. 처음 보면 부부의 금실이 좋아, 할머니가 남편을 여전히 챙겨주는 것이라고 생각할 겁니다. 하지만 할머니는 아내로서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에, 희생이 습관이 된 것입니다.

민조 할머니는 군수의 딸이었습니다. 부잣집은 아니었어도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내기엔 부족할 게 없었습니다. 그러나 6·25 전쟁이 터졌고, 난리통에 아버지를 잃었습니다. 어머니는 이미 돌아가셨기에 의지할 가족이 사라진 것이었습니다. 다행히 아버지가 동네 사람들을 위해 열심히 일한 덕분에, 이웃들이 민조 할머니를 키워주었습니다.

한국전쟁 때 아버지 잃고 결혼
남편은 노름·불륜·폭행 일삼아
온갖 일하며 아들들 키웠지만
끝내 아픈 몸으로 남편 보살펴야

20대에 남편을 만났습니다. 행복한 결혼 생활을 꿈꿨고 사랑스러운 아들을 낳았습니다. 하지만 출생신고를 제대로 할 수 없었습니다. 남편과 전 부인 사이의 이혼 처리가 되지 않았던 것이었습니다. 민조 할머니는 그때까지 남편이 재혼이라는 것도 몰랐습니다. 그러나 남편을 원망하기보다 부모 없이 자라 많이 부족했던 자신의 탓이라고 자책했습니다.

고생은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술을 좋아하던 남편은 노름과 여자 문제가 끊이지 않았고 노름으로 생활비를 탕진했습니다. 술을 마시면 습관적으로 가정 폭력을 행사했습니다. 어려운 형편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어려워졌습니다. 아이들은 무책임한 아버지를 보며, 빨리 성인이 되어 집을 나갈 날만을 기다렸습니다.

여자는 참을 것을 요구받던 시대였기에, 민조 할머니가 할 수 있는 건 많지 않았습니다. 단지 아들들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책임감으로 버텼습니다. 식당일, 건설 용역일, 청소까지 안 해 본 일이 없었습니다. 할머니의 관절 마디마디가 다 닳은 것도 그때 무리했기 때문일 겁니다. 할머니의 머리엔 큰 상처도 있는데, 어느 날 남편에게 맞다가 ‘이러다 죽겠다’라는 생각에 도망치는 중 벽에 부딪히면서 생긴 겁니다. 할머니는 “빨리 치매 증상이 온 게 그것 때문인 거 같아…”라며 씁쓸한 웃음을 보였습니다.

긴 고생에도 남은 건 가난과 병든 남편뿐입니다. 자신을 괴롭히던 남편이지만, 민조 할머니는 여전히 ‘이것도 내 복이지‘라며 기력이 쇠한 남편의 식사를 차립니다. 정작 할머니는 고생을 많이 한 탓에 치아 전체가 소실돼, 물에 밥을 말아 먹고 있습니다. 연락이 끊긴 첫째와 사업 실패로 힘겨워하는 둘째에게 손을 내밀 수도 없습니다. 누구보다 고생했던 민조 할머니가 이제라도 아픈 몸을 돌보고 작은 여유라도 느낄 수 있도록, 여러분의 응원을 기다립니다.



△서구청 복지정책과 김혜민

△계좌번호 부산은행 315-13-000016-3 부산공동모금회 051-790-1400, 051-790-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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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됐습니다-지난달 25일 자 민지네 사연
지난달 25일 자 민지 네 사연에 78명의 후원자가 588만 8260원을, 특별후원 BNK 부산은행 공감 클릭을 통해 300만 원을 모아주셨습니다. 후원금은 빚을 갚고, 엄마를 치료하는 데 사용될 예정입니다. 채무 독촉으로 불안한 생활을 이어가던 모녀는 여러분의 응원에 용기와 희망을 얻었습니다. 민지 엄마는 딸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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