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수정축’- 동구 ‘공공주택’ 부지 중복 갈등 본격화
부산 동구청이 수정동 공공복합주택 건립 사업을 위한 국유지 매수에 나섰다. 부산시가 사업 대상지 일부가 시 사업 부지와 중복된다는 이유로 제동을 걸었는데도 구청은 사업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어서 시와 구청의 갈등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동구청은 지난달 말 한국자산관리공사에 동구 수정동 동구문화원 인근 국유지 2필지 매수를 신청했다고 7일 밝혔다. 동구청이 매입하려는 국유지는 기획재정부 소유 50.2㎡, 국토교통부 소유 102.9㎡ 필지다. 동구청은 이번 매입을 위해 올해 예산에 15억 5000만 원을 편성했다.
동구청, 공공복합주택 건립 사업
국유지 매입 신청하며 적극 추진
시, 북항 ‘수정축’ 부지와 중복되자
문화사랑방 매각 불허로 강경 반대
이 같은 국유지 매입 추진은 동구청의 공공복합주택 건립 사업을 위한 것이다. 동구청은 해당 국유지를 포함한 동구문화원 일대 2732㎡에 지하 5층, 지상 34층 규모 공공복합주택 건립을 추진한다. 구청은 기관 소유 부지를 확보해 사업자에게 팔고, 사업자가 건물을 지어 이를 동구와 LH(한국토지주택공사)에 다시 매각한다. 동구청은 1~4층을 공공문화시설로, 5~34층을 LH 공공임대주택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앞서 부산시가 역시 해당 사업 대상지에 포함되는 문화사랑방 ‘공유’의 매각을 불허하면서 동구청은 사실상 계획한 사업 부지 전체를 확보하기 어렵게 됐다. 지난해 12월 동구청은 부산시 보조금으로 조성된 ‘공유’의 매각을 추진했으나 부산시는 매각을 허가했다가 다시 취소했다. 부산시의 북항 재개발 2단계 사업의 ‘수정축’ 부지가 사업 대상지와 일부 중복된다는 이유였다. 수정축은 고관입구교차로에서 동구 장애인복지관까지 북항 재개발사업 부지와 산복도로를 잇는 통경축(조망 확보 공간)으로, 시는 이 곳에 녹지공간과 공공주택을 조성할 계획이다.
그러나 동구청은 법적 검토를 하면서 사업을 계속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동구청 관계자는 “수정축을 확보하더라도 동구민에게 돌아가는 실익은 없다”고 말했다. 또 공공복합주택 사업에 대해 “구청이 국유지나 시유지를 매입하기 위한 초기 비용이 들지만, 사업자가 결국 부지를 모두 매입해 건물까지 지어 구청에게 소유권을 내어주기 때문에 비용 절감 측면도 있다”면서 “시가 문화사랑방 매각을 불허했지만, 다른 방법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지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부산시는 수정축 입구에 34층 규모 공공복합주택이 들어서면 수정축의 의미를 잃게 된다고 본다. 북항 재개발 2단계 사업이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면 공공복합주택을 짓더라도 다시 허물어야 할 가능성까지 언급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했다. 시는 북항 2단계 사업 예비타당성조사가 연내 끝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향후 동구청의 대응에 따라 부산시와 동구청의 갈등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부산시 북항재개발추진단 관계자는 “이미 불허했던 매각을 다시 허락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손혜림 기자 hyerims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