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혐의로 지명수배된 이은해(31·여) 씨와 공범 조현수(30) 씨. 연합뉴스

계곡에서 남편 A 씨를 살해한 혐의로 지명수배 중인 이은해 씨와 조현수 씨의 텔레그램 대화를 검찰이 확보했다.

8일 조선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검찰은 이 씨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대포폰 20여 개를 발견, 경찰 수사에서 확보하지 못한 증거들을 찾아냈다. 다수의 전과를 가진 이 씨와 조 씨는 대포폰을 주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포폰을 통해 이 씨와 조 씨는 2019년 A 씨를 복어 독으로 살해하려는 시도가 담긴 텔레그램 대화를 주고받았다. 이 씨가 보낸 메시지에는 '복어 피(독)를 이만큼 넣었는데 왜 안 죽지'라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들이 2차 조사 직전 살해 관련 이야기를 나눈 텔레그램 대화가 확보됐다는 것을 알고 도주한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한편 이 씨와 조 씨는 2019년 6월 경기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이 씨의 남편인 A(사망 당시 39세) 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수영을 전혀 할 줄 모르는 A 씨에게 계곡에서 다이빙하도록 한 뒤 구조하지 않아 고의로 죽음에 이르게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앞서 같은 해 2월에도 강원도 양양군 한 펜션에서 A 씨에게 복어 피 등을 섞은 음식을 먹여 살해하려고 했으나 독성이 치사량에 못 미쳐 미수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3개월 뒤 경기 용인시 한 낚시터에서 A 씨를 물에 빠뜨려 살해하려다가 잠에서 깬 지인에게 발각되기도 했다.

검찰은 조 씨와 연인 사이인 이 씨가 남편 명의로 든 생명 보험금을 노리고 그를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씨는 2017년 8월 남편 A 씨를 피보험자로 올려 보험회사 한 곳에 생명보험 상품 4개와 손해보험 상품 2개 등 8억원짜리 보험을 동시에 가입했다. 보험 계약 당시 이 씨는 보험금 수령자를 이 씨 본인으로 하고, 매월 최소 70만원 이상의 보험료를 납입했다.

이들은 2020년 12월 살인·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미수 혐의로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에 불구속 송치됐다.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은 피의자들 주거지 관할인 인천지검으로 사건을 이송했고, 인천지검은 지난해 2월 전면 재수사에 나섰다.

9개월 동안 검찰은 이들의 집을 압수수색하고 3차례에 걸쳐 현장검증을 했다. 이들은 작년 12월 13일 1차 조사를 마친 뒤 도주해 4개월 째 잠적한 상태다.

김주희 부산닷컴 기자 zoohihi@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