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 헬기 추락 사고]유족들 "왜 하필이면 밤에…사고 원인 규명 명확해야"
해경 헬기 추락 사고로 가족을 잃은 유족들에게 해양수산부 장관은 철저한 진상 규명과 충분한 예우를 약속했다.
8일 오후 오후 5시 50분께 부산 부산진구 범천동 시민장례식장을 찾은 해양수산부 문성혁 장관은 이날 오전 1시 30분께 제주 마라도 해상에서 헬기 추락 사고로 숨진 남해해양경찰청 직원의 유족들과의 면담에서 “사고 원인을 정확하게 밝히고 국가를 위해 일하다 숨진 순직자들에게 한치의 소홀함 없이 예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헬기 추락 사고로 숨진 정두환(50) 경위와 황현준(27) 경장의 유족 10여 명은 문 장관과 면담에서 신속하고 정확한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 정 경위의 한 유족은 “6개월, 1년 뒤에 결과가 나오면 그동안 유족들은 얼마나 괴롭겠느냐”며 “하루라도 빠르게 사고의 원인을 명명백백하게 밝혀달라”고 말했다.
유족들은 위험한 심야 시간대에 헬기를 투입했어야 할 만큼 급박한 상황이었는지에 대해 의구심을 표했다. 황 경장의 어머니는 “실종된 국민을 수색하는 작업에 투입됐다가 사고가 나 아들을 잃었다는 사실이 안타깝다”며 “하필이면 밤에 갔어야 했는지, 낮에 가도 충분하지 않았는지 알고싶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유족도 “구조대원을 함정에 내린 뒤 좀 더 여유를 갖고 안전한 시간대에 돌아와도 충분하지 않았을까, 왜 그렇게 급하게 돌아와야 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문 장관은 “유족의 의구심이 완전히 풀리도록 철저한 조사를 지시하겠다”고 전했다.
남겨진 유족들의 생활을 살펴달라는 목소리도 있었다. 정 경위의 아내는 “하루아침에 가장을 잃고 가장이 됐다”며 “진상 규명뿐만이 아니라 사후 수습에 대해서도 충분히 생각해달라”고 말했다. 문 장관은 “참담한 심정”이라며 “해양수산부 장관으로서 사고 수습과 예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1시 30분께 제주 마라도 남서쪽 약 370km 해상에서 남해해경 항공대 소속 S-92 헬기가 바다로 추락했다. 이 사고로 탑승자 4명 중 부기장 정 경위와 전탐사 황 경장 등 2명이 숨지고 기장 최 모(47) 경감이 중상을 입었다. 정비사 차 모(42) 경장은 실종된 상태로 해경이 인근 해역을 수색하고 있다.
사고는 대만 해역에서 실종된 우리 국적 선원 6명을 찾기 위해 이동하려던 제주해경 경비함정 3012함에 헬기가 중앙특수구조대원 6명을 내려준 후 김해공항으로 복귀하던 도중에 났다. 헬기는 지난 7일 오후 9시 10분께 김해공항에서 이륙해 8일 오전 0시 50분께 3012함에 도착했다. 구조대원과 장비 등을 내린 후 헬기는 3012함에서 1시 30분께 다시 이륙했지만 곧바로 추락했다. 앞서 지난 7일 오전 9시 50분께 대만 해역에서 부산에 거주하던 선원 6명이 탑승한 332t급 예인선 ‘교토 1호’가 실종됐다.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