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짜장면·김밥… 전국 외식 물가, 23년 만에 최고 상승폭
재료비와 배달료 인상, 수요 회복 등에 더해 우크라이나 사태까지 맞물리면서 전국의 외식 물가가 1년 새 6.6% 올랐다. 특히 일상적으로 먹는 햄버거와 짜장면, 김밥을 포함해 39개 외식 조사 품목의 물가가 모두 올랐다.
부산지역 외식물가도 냉면, 짜장면, 김밥, 비빔밥 등이 1년 새 두 자릿수로 오르는 등 인상 폭이 두드러졌다.
10일 ‘한국소비자원 참가격’ 사이트에서 3월 부산지역 외식물가(1인분 보통 기준)를 조회한 결과에 따르면, 냉면은 9857원으로 작년 3월(8714원)보다 13.1% 급등했다. 이어 1년 전 대비 짜장면은 12.7%(5071원→5714원), 김밥(1줄 기준)은 12.1%(2357원→2643원), 비빔밥은 10.2%(7129원→7857원)로 올라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였다.
원가 상승 여파 1년 새 6.6% 인상
39개 외식 조사 품목도 모두 올라
부산 외식 물가는 두 자릿수 급등
재료비 인상·수요 회복 등이 원인
칼국수는 8.4%(5929원→6429원), 삼겹살(환산 전 기준, 100~200g 정도)은 6.7%(9571원→1만214원) 올랐다.
또 이날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외식 물가는 1년 전보다 6.6% 올랐다. 1998년 4월 이후 23년 11개월 만에 가장 상승 폭이 컸다.
품목별로 보면 올해 3월 전국의 39개 외식 품목이 1년 전보다 모두 올랐다.
구체적으로 보면, 갈비탕(11.7%)과 죽(10.8%), 햄버거(10.4%), 생선회(10.0%)가 1년 전보다 10% 이상 올랐다. 남녀노소 즐겨 찾는 짜장면(9.1%), 김밥(8.7%), 짬뽕(8.3%), 치킨(8.3%) 라면(8.2%), 설렁탕(8.1%), 떡볶이(8.0%), 칼국수(6.9%), 돈가스(6.6%) 등도 큰 폭으로 올랐다.
고기류 상승률은 소고기(8.1%), 돼지갈비(7.8%), 삼겹살(6.6%), 불고기(6.1%), 스테이크(5.5%) 등 순이었다.
상승률이 4%를 밑도는 외식 품목은 삼계탕(3.9%), 구내식당 식사비(3.3%), 맥주(3.2%), 해물찜·소주(각각 2.8%), 기타 음료(2.4%) 등 6개에 불과했다.
가공식품 등 식자재 가격과 배달료가 오르면서 원가가 상승했고, 경기가 코로나19 충격에서 회복하면서 외식 수요도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물가 상승률은 해당 지역의 물가 변동을 보여 주는 지표로, 물가 상승률이 높다고 해서 다른 지역보다 외식 물가가 비싼 것은 아니다. 통계청은 외식 물가를 조사할 때 배달 비중이 높은 매장에 대해서는 배달료를 음식 가격에 포함해 조사한다.
이날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3월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식량가격지수(FFPI)는 전달보다 대비 12.6% 오른 159.3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이 지수가 도입된 1996년 이래 최고치로, 지난달 기록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모든 품목의 가격지수가 오른 가운데 곡물과 유지류의 상승률이 두드러졌다.
천소라 한국개발연구원(KDI) 부연구위원은 “식료품 가격도 계속 오르는데, 재고 소진 후 새로 식자재를 구매할 때 부담이 될 것”이라며 “코로나19 방역 제한 완화도 수요를 자극할 수 있어서 추가적인 상승 요인이 아직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국제곡물 가격 상승세에 따라 국내 물가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며 “업계와 긴밀히 소통하면서 시장 상황을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