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부산시장이 바뀐 이후 부산시 산하 공공기관장과 임원들에게 사표를 종용했다는 일명 ‘부산판 블랙리스트’ 사건과 관련해 검찰이 오거돈 전 부산시장과 박태수 전 정책수석보좌관, 신진구 전 대외협력보좌관을 기소했다.

“산하 기관 임원 9명 사퇴 종용”
검찰, 신진구 전 보좌관도 기소

부산지검 반부패강력수사부(부장검사 최혁)는 2018년 8월부터 2019년 1월까지 부산시 산하 6개 공공기관의 임직원 9명으로부터 사직서를 제출받아 이들을 사직 처리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로 오거돈 전 시장, 박태수·신진구 전 보좌관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10일 밝혔다.

2019년 4월 당시 자유한국당으로부터 고발장을 접수한 이후 3년 만에 비로소 이들을 기소한 것이다.

이들과 함께 고발된 이병진 행정부시장 등 부산시 공무원 4명은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검찰은 공무원들이 오 전 시장과 그 측근의 지시에 따라 업무를 처리한 것에 불과하다고 봤다. 앞서 국민의힘은 올 2월 이들 공무원에 대한 고발을 취하했다. 국민의힘 부산시당 관계자는 “당시 오 전 시장 인수위가 사표를 종용하며 압력을 넣은 게 가장 큰 문제라고 보고 있는데, 이를 실행한 공무원들에게만 초점이 맞춰지는 것 같아 고발을 취하했다”고 밝혔다.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에 이어 부산시 블랙리스트 사건도 핵심 관계자들이 기소되면서 산업부, 과기부 등 정부 부처 산하기관 블랙리스트 사건 수사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지방정권 교체과정에서 새로 선출된 자치단체장이 산하 공공기관 임직원들을 강제 사직시킨 사실이 확인됐다”며 “이는 지역 발전과 산하 기관의 전문성 등에 악영향을 미치는 행위로 이를 엄단하기 위해 철저하게 수사했다”고 밝혔다.

안준영 기자 jyo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