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칼럼] 심해진 입 냄새 ‘돌’이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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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영진 대동병원 이비인후과 과장

직장인 A(23·여) 씨는 최근 심해진 입 냄새 때문에 동료들과 대화가 꺼려질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입 냄새 제거를 위해 양치질이나 가글을 자주 했지만 개선되지 않았다. 어느 날 양치 후 물로 헹구는 과정에서 노랗고 말랑말랑한 알갱이가 섞여 나온 것을 발견해 걱정되는 마음에 근처 이비인후과를 찾은 결과 그동안 입 냄새의 원인이 편도결석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결석이란 다양한 원인으로 우리 몸에 생기는 비정상적인 이물질(돌)을 의미하는데 요로결석, 신장결석, 담석 등이 대표적으로 알려진 질환이다. 코로나19로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되면서 자신의 입 냄새를 인지하기 쉬워진 영향 탓인지 최근 A 씨처럼 편도 결석으로 이비인후과를 찾는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편도는 입과 코를 통해 들어오는 통로를 동그랗게 감싸고 있어 외부에서 들어오는 바이러스나 세균을 방어하는 역할을 한다. 이 부위에 결석이 생긴 것을 편도결석이라고 한다. 편도는 화산구처럼 표면이 파인 부분들이 많아 음식물 찌꺼기나 세균 등이 축적되기 쉬워 단단하고 다양한 크기의 침착물이 생길 수 있다.

결석이라고 불리지만 편도결석의 경우 다른 결석들처럼 딱딱하지 않고 말랑말랑한 것이 특징으로 평소 양치질을 자주 하고 구강 내 상태가 깨끗함에도 불구하고 A 씨처럼 입 냄새가 심하고 양치질하면서 노란색 알맹이가 튀어나오는 경우 편도결석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편도 특성상 세균, 바이러스 등의 감염으로 염증이 발생하게 되어 편도염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 편도염을 자주 앓게 되면 기존 편도에 있던 작은 구멍들이 커지면서 음식물 찌꺼기와 세균 번식이 잘 일어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편도결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외에도 입속 위생 상태가 좋지 않거나 콧물이 목 뒤로 넘어가는 비염, 부비동염 등을 심하게 앓게 되면 편도에 세균이 증식해 편도결석이 잘 생길 수 있다.

대부분의 편도결석은 A 씨의 사례처럼 양치질을 하거나 재채기를 할 때 자연스럽게 배출될 수 있으나 원인이 되었던 구멍을 메우지 않으면 재발하기 쉽다. 편도결석이 생겼다고 무조건 수술을 할 필요는 없으며 이비인후과 전문의 진단에 따라 약물로 구멍을 막는 치료를 시행하거나 증상에 따라 편도절제술을 고려해 볼 수 있다.

편도결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구강 청결 유지에 신경을 쓰고 물을 자주 마셔주면 도움이 된다. 식사 후에는 양치질을 하고 가글액으로 입을 헹궈주면 재발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간혹 집에서 허가되지 않은 기구나 손을 이용해 결석을 제거하는 경우가 있는데 편도 감염 등의 위험이 크기 때문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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