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기업들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그동안 금지했던 회식과 출장 등을 제한적으로 재개하거나 재택근무 해제에 나서는 등 부분적인 일상 회복에 나서고 있다. 이는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이 완화된 데 따른 것으로, 향후 동참하는 기업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부터 ‘부분적 일상 회복’을 추진하기로 하고 완화된 방역 지침을 사내에 공지했다. 우선 그동안 금지했던 대면 회의, 집합교육, 출장 행사 등을 제한적으로 재개하기로 했다. 기존에 ‘자제’ 지침을 내렸던 국내외 출장은 다시 허용하기로 했고, 아예 금지했던 행사도 299명 이내에서 열 수 있도록 했다. 회식은 10명 이내에서 보직장 주관일 경우 허용하고, 업무용 셔틀버스·헬기도 제한적으로 운행키로 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 완화 영향
삼성전자, 대면회의 등 부분 재개
국내외 출장 허용·셔틀버스 운행
현대차·기아, 부분적 해외 출장
LG 등 대기업도 방역 완화 예정
일부 부산 기업도 출장·회식 허용

앞서 포스코는 지난 1일부터 서울지역에서 실시하던 일반 재택근무를 2년여 만에 중단했다. 국내 10대 그룹 가운데 재택근무를 해제한 곳은 포스코가 처음이다. 임산부와 기저질환자, 검사 결과 대기자 등을 제외한 포스코 직원들은 모두 사무실 근무로 복귀했다.

현대차와 기아도 지난 4일부터 재택근무 50% 이상 조치는 그대로 유지하되 국내외 출장과 교육·회의, 업무 외 활동 등의 지침은 변경했다. 백신 접종자에게만 제한적으로 허용됐던 국내 출장은 전면 허용됐고, 해외 출장의 경우 제한적 허용이 유지됐지만 전결 기준이 소폭 완화됐다. 예외적으로만 대면 방식이 허용됐던 교육·회의의 경우 ‘비대면’을 권고하면서도 대면 방식을 허용하는 쪽으로 바뀌었고, 아예 금지됐던 회식은 ‘자제’로 방침이 바뀌었다.

아직 ‘직원 30~50% 재택근무’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LG, SK, GS, 롯데, 한화, 현대중공업, 신세계 등 다른 대기업들도 오는 15일께 나올 정부의 새 거리두기 조정안을 지켜본 뒤 방역지침 완화를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의 기업들 역시 이번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 완화로 조금씩 일상으로 복귀하고 있다. 대부분 중소기업이다보니 종전의 엄격한 ‘사회적 거리두기’ 속에서도 비대면 근무 전환이 많지 않았던 만큼, 업무형태의 변화보다 출장이나 회식 등 기존에 금지됐던 것들을 재개하는 사업장이 많았다.

실제로 제조업 A사는 최근 그간 금지되었던 해외 출장이나 부서별 회식을 허용했다. 같은 업종의 B사 역시 11일 출장 기준 완화, 사내 방문객 허용 등의 내용을 담은 코로나 대응 지침 변경 안내문을 사내에 게재했다. 건설업에 종사하는 C사도 한동안 서면으로만 진행했던 보고절차 대신 정기회의 등 각종 회의를 정상화했다. 해외에서 열리는 행사 참여도 활발해졌다. 11일 부산조선해양기자재조합에 따르면, 다음달 미국에서 열리는 전시회도 부산 조선 기자재 회사 몇 곳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의 외부활동이 늘면서 지역 호텔가에서도 조만간 실적이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D호텔 관계자는 “최근 기업들의 대면 행사 문의가 조금씩 많아지고 있다”며 “5~6월에는 이용객 증가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E호텔 측도 “기업들이 행사를 예약하고도 취소하기 일쑤였는데, 최근 들어 향후 예약된 행사를 취소하는 사례가 급감했다”고 전했다.

배동진·김종열 기자 dj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