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스타와 시너지 효과… ‘게임 산업 글로벌 허브’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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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펜 공대 亞캠퍼스 부산 설립 추진

부산시가 11일 글로벌 대표 게임대학 중 하나인 미국 시애틀 디지펜 공과대학 아시아캠퍼스를 부산에 유치했다고 밝혔다. 부산시 제공

부산을 바꿀 미래 산업의 하나로 게임 산업을 지목, 육성 노력을 기울여 온 부산시가 글로벌 게임 산업계에서 최고 대학 중 하나로 꼽히는 미국 디지펜 공과대학과 손잡고 아시아캠퍼스 조성에 첫발을 내디디면서 어떤 성과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인다. 부산시 안팎에서는 벌써부터 디지펜 공대가 가진 역량을 감안하면 부산으로 젊은 인재를 불러 모으고, 다수의 게임 기업 유치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흘러나오지만 외국대학 국내 캠퍼스 설립은 복잡한 규제를 넘어서야 하는 등 난관도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

젊은 인재·게임 기업 부산 유치
창업 인큐베이팅 등 파급 효과도
부산시·대원플러스건설 큰 역할
까다로운 설립 절차 등 규제 ‘변수’

인재·기업 불러 모을 ‘허브’ 기대

디지펜 공대 아시아캠퍼스 부산 설립을 위해 손을 잡은 부산시, 디지펜 공대, 대원플러스건설 등 3개 기관·기업이 주목하는 것은 부산의 게임 산업 잠재력이다. 부산시는 디지펜 공대의 인재 육성 역량이 부산을 글로벌 게임 산업 허브로 조성하는 데 상당한 발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적극적인 유치 노력을 펼쳤다. 이에 부산시는 이번 협약에 디지펜 공대 아카데미와 아시아캠퍼스 설립에 더해 창업 인큐베이팅 기능, 게임 기업·연구소 유치 등 산업적 파급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내용도 담았다.

이는 그동안 게임 산업을 집중 육성해 기존 제조업 중심의 산업 구조에 미래 신산업을 더하고, 이를 통해 젊은 인재를 붙잡겠다는 부산시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실제 디지펜 공대 본교가 있는 미국 시애틀 레드몬드 일대에는 대학 설립 당시인 1998년에는 게임 기업이 9곳에 불과했으나 20년이 지난 2019년에는 400개나 몰려들며 세계 게임 산업 허브 도시 중 하나로 성장했다. 글로벌 게임업계에는 ‘디지펜 효과’라는 말까지 생겨났다.

부산시는 그동안 지(G)스타 개최, 이스포츠 육성 등 게임 산업 육성 정책을 펼쳐 왔지만 게임 기업 부족 등으로 젊은 인재 유출을 막지 못하며 제대로 된 결과물을 내놓지 못한 게 사실이다. 디지펜 공대 아시아캠퍼스 유치가 이런 흐름을 바꿀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게 부산시 판단이다.

디지펜 공대도 한국과 부산의 게임 산업 역량과 잠재력을 높이 사 아시아캠퍼스 부산 설치에 나섰다. 제임스 추 디지펜 공대 최고경영자는 “국제영화제와 지스타가 열리고 글로벌 해양관광도시로 자리 잡은 부산은 본교가 있는 시애틀과 닮은 점이 많다”면서 “아시아캠퍼스는 교육과 게임 비즈니스 인큐베이팅, 투자 연계 등이 활발히 이뤄지는 하나의 생태계 역할을 함으로써 부산에서 글로벌 게임회사들이 탄생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디지펜 공대가 인천과 서울 등 유치전에 뛰어든 다른 대도시를 제치고 부산을 파트너로 선택한 배경에는 게임 산업의 미래 가치를 보고 장기간 디지펜 공대와 접촉해 온 지역 기업의 노력도 있었다. 지역 기업 대원플러스건설이다. 최삼섭 대원플러스그룹 회장은 “디지펜 측과 짧지 않은 기간 유대감을 형성하며 아시아캠퍼스를 한국에 추진하기로 했고, 부산시의 적극적인 의지와 게임 산업 비전을 보고 대상지로 부산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캠퍼스 설립까지는 ‘장기전’ 될 듯

부산시와 디지펜 공대, 대원플러스그룹은 11일 업무협약을 통해 디지펜 공대 아시아캠퍼스 설립 첫걸음을 뗐다. 3개 기관·기업은 우선 디지펜 공대 커리큘럼을 적용한 아카데미부터 설치해 전문인력 양성에 나설 계획이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일단 아카데미를 통해 디지펜의 게임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해운대구 센텀시티 등에 아카데미 설치 공간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본격적인 아시아캠퍼스 설치는 중장기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캠퍼스는 학교 교육시설뿐 아니라 연구기관, 기업 등을 모두 갖춘 형태가 돼야 제대로 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디지펜 공대 측도 부산에 둘 아시아캠퍼스를 교육과 게임비즈니스 인큐베이팅, 투자 유치 등이 가능한 아시아 허브 역할까지 가능하도록 조성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디지펜 공대는 아시아에 싱가포르 캠퍼스를 이미 운영하고 있는데 싱가포르의 경우 대부분 정부 투자로 설립돼 내국인 위주의 교육이 이뤄진다는 한계가 있다. 반면 부산에 들어설 캠퍼스는 내국인은 물론 일본과 중국 등 아시아 학생들까지 교육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더욱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분석이 있다.

다만, 부산을 비롯한 국내 여러 도시가 유수의 외국대학 캠퍼스 유치 협약을 맺고도 제대로 된 결과물을 내놓지 못했던 주요 이유인 까다로운 대학 설립 절차를 어떻게 넘어서느냐 하는 점은 걸림돌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아시아캠퍼스 설립까지는 외국 대학 설립에 관한 규제들이 상당히 엄격한 만큼 여러 난관이 있는 게 사실이지만 부산시와 디지펜 공대, 기업이 머리를 맞대고 답을 찾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영한 기자 kim0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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