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장 후보로 조기 확정된 박형준의 위상과 역할 주목
국민의힘이 11일 박형준 부산시장을 6월 지방선거의 부산시장 후보로 최종 확정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이준석 대표 주재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박 시장을 부산시장 후보로 의결했다. 이와 함께 오세훈 서울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도 광역단체장 후보로 결정했다. 부산시장 후보 확정은 당초 목표(22일)보다 11일 앞당겨진 것이다.
이처럼 국민의힘이 박 시장을 부산시장 후보로 조기 확정한 것은 공천 신청자가 1명 밖에 없고, 그의 경쟁력이 입증된데다, 부산·울산·경남(PK) 지방선거 구도가 예사롭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박 시장에게 부울경 전체 선거 지원을 맡길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박 시장은 지난해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63%의 높은 지지율로 당선된 이후 부울경 보수 정치권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했다. 전체 12명의 국민의힘 3선 이상 부울경 중진들 중 박 시장만한 영향력을 가진 인물이 없고, 차기 주자 반열에도 PK 현역 의원은 없다. 벌써부터 지역 정가에선 “박 시장이 재선에 성공하면 곧바로 차기 주자 반열에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박 시장은 “부울경 전체 선거 구도상 부산은 물론 울산과 경남지역 공천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국민의힘 부울경 내부 사정은 복잡하다. 울산시장과 경남지사 경선에 70대 ‘올드보이들’이 대거 참여해 있고, 부산의 기초단체장 공천에도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일부 분구지역에선 갑·을 위원장의 입장 차이가 현격한데다, 후보가 난립해 심각한 공천 후유증이 예고되고 있다.
최근 부산 정치권에선 “부산 북, 남, 부산진, 사하, 해운대, 사상 등 6곳 이상의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여야가 초접전을 벌이거나 오히려 국민의힘이 불리할 수 있다”는 관측이 집중 제기되고 있다. 박 시장도 최근 <부산일보> 인터뷰에서 “일부 지역의 선거 상황이 예사롭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부울경 지선을 진두지휘할 박 시장이 국민의힘 부울경 지선 공천 과정에 일부 개입할 지 주목된다. 그가 현직 공직자인데다 합리주의자여서 공천에 직접 개입하긴 힘들어도 간접적인 방식으로 얼마든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국민의힘 후보들도 박 시장에게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는 여전히 중립적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박 시장 조기 공천이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 선정에도 영향을 미칠지 관심사이다. 민주당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이날 비대위에서 “서울은 새로운 후보를 더 찾아야 한다”며 “충북과 부산, 경남도 현재 등록된 예비후보자 외에 현직 의원을 비롯한 경쟁력 있는 후보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기 때문이다. 현재 민주당에선 변성완 전 부산시장 권한대행이 단독으로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할 태세지만 ‘현역 의원 차출론’이 끊이지 않고 있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