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탯값 왜 오르는가 했더니… 도매상 물량 확보 경쟁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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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즐겨먹는 수산물인 명태 수입량이 작년 대비 70%가량이나 늘었지만, 되레 명태 가격은 약 10%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통상 시중에 풀리는 양이 늘면 가격이 내려가지만,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명태 수급량이 불안정해지자 도매상들 간 경쟁으로 소비자 가격도 일시적으로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12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수산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명태 수입량은 4만 8637t으로 2월(3만 7482t) 대비 약 30% 증가했다. 지난달 수입량은 작년(2만 8805t)과 평년 같은 시기(3만 16t)와 비교해보면 각각 69%, 62% 많은 것으로 확인돼 증가세는 더 뚜렷하다. 원양어업 휴어기로 원양 명태 생산량이 없는 데다, 국적선 생산 명태의 반입 기간이 끝난 것을 고려한다 하더라도 작년과 평년에 비해 수입량이 많은 편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끝날 기미 없고
수입 물량 80% 차지 러시아산
수급 전망 불안정 심리에 불붙여
수입량 늘었는데 값 오히려 올라
코로나 겹쳐 일시적 상승 분석도


이는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전쟁이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오는 불확실성에 도매상들이 명태를 미리 확보해두려는 움직임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라 일단 물량 확보에 다들 급한 상황이다”라며 “만약 전쟁이 계속된다면 5월 정도부터 시작되는 국적선 원양 조업도 불가능해질 수 있어서 불안한 것”이라고 말했다.

명태는 한국인들이 즐겨 먹는 수산물 중 하나로, 자원고갈 상태라 국내에선 2019년부터 명태 포획을 금지하고 있어 전량을 수입에 의존한다. 이 중 80% 이상이 러시아산이고 나머지는 미국 등에서 수입한다. 지난달에는 러시아산 냉동명태가 3만 6617t으로 가장 많이 수입됐고, 다음으로 미국산 냉동연육(5434t)과 러시아산 냉동필렛(3448t)이 뒤를 이었다. 필렛은 손질된 상태를 말한다.

이에 경쟁이 붙으면서 도매가격 자체가 올라갔고, 소비자 가격도 덩달아 올랐다. KMI에 따르면 지난달 명태 도매가격은 kg당 2384원으로, 전월(2188원) 대비 9%가량 상승했다. 작년과 평년의 같은 시기와 비교해도 각각 10.9%, 12.6% 올랐다. 소비자 가격도 지난달(3583원) 대비 12% 가량 올라 4018원에 형성됐다.

그동안 코로나19 확산세 등으로 명태 운반선이 들어오지 못하면서 물량 자체가 없었는데, 이번에 한꺼번에 명태가 풀리면서 우크라이나 사태 때문에 도매상들 사이에 물량 확보 경쟁이 붙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명태 도매업 한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국제 정세에 따라 변동 가능성이 있지만 코로나19 등의 상황들이 맞물리면서 온 일시적인 가격 상승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실제로 지난주에는 명태가 유찰되기도 했고, 3월 말을 기점으로 가격이 천천히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워낙 변동이 심하다 보니 업자들은 비싸게 사서 나중에 제값도 못 받고 팔게 될 상황을 우려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향우 대러 제재 등의 변수에 따라 물량이 부족할 상황도 배제할 수 없어 가격이 상승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KMI 측도 “향후 국제 정세 변화에 따라 수출입량 변동이 클 것으로 보인다”며 “해당 사안을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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