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 물꼬 틀 적임자는 누구? 롯데 불붙은 1번 타자 경쟁
선구안과 타격 능력, 출루 능력, 주루 능력…. 프로야구 선수라면 반드시 갖춰야 할 항목이다. 하지만 1~9번 타자 중 이 능력들을 가장 잘 갖춰야할 타자라면, 단연코 ‘리드 오프’ 1번 타자다. 상대 팀 투수에겐 1번 타자의 첫 타석 출루 여부가 전체 경기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요소다. 감독들 역시 1번 타순에는 가장 믿음직한 선수를 배치할 만큼 리드 오프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2022시즌 롯데 자이언츠의 리드 오프 경쟁이 치열하게 불붙고 있다. 롯데 래리 서튼 감독은 이번 시즌 8경기에서 4명의 리드 오프 후보 선수를 출전시켰다. 서튼 감독의 기대를 받은 선수는 박승욱과 정훈, 이학주, 신인 조세진이다.
첫 타석 그날 경기 분위기 좌우
타격·선구안 등 갖춘 ‘만능 타자’
출루율 높이기 위해 우선 기용
정훈·박승욱·이학주·조세진
4명 후보 중 ‘붙박이’ 찾기 돌입
롯데는 11일까지 키움 히어로즈, NC 다이노스, 두산 베어스와 8경기를 치렀다. 8경기에서 선발 1번 타자로 가장 많이 출전한 선수는 박승욱(3경기)이다. 이어 정훈과 이학주가 2경기, 조세진이 1경기에 나왔다. 박승욱은 키움과의 올 시즌 개막 경기에서 1번 타자 겸 유격수로 출전해 멀티 안타를 쳐 서튼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박승욱은 1번 타자로 출전한 3경기에서 타율 0.231, 3안타, 2타점을기록했다. 총 13차례 타석에서 5개의 삼진을 당했다. 박승욱은 2번·9번 타자로 출전한 경기에서는 안타를 치지 못했다.
정훈은 두산과의 3경기 중 2경기를 1번 타자로 출전해 가능성을 내비쳤다. 서튼 감독은 정훈을 시즌 초반 6번 타순에 배치했지만, 이례적으로 1번 타순에 배치했다. 정훈은 1번 타순에서도 제 활약을 펼쳤다. 2경기에서 2안타 1타점 2볼넷 2삼진을 기록했다. 8차례 타석에서 안타 2개와 볼넷 2개를 섞어 4차례 출루에 성공했다.
이학주는 2경기에 선발 1번 타자로 출전했다. 이학주는 타석에 6번 들어서서 안타 1개와 볼넷 2개를 얻어냈다. 삼진은 당하지 않았다. 조세진은 1경기에 출전해 5타수 1안타(0.200)를 기록했고, 삼진 2개를 당했다.
서튼 감독은 10일 두산과의 3차전이 열리기 전 인터뷰에서 1번 타자에게 기대하는 역할을 설명했다. 서튼 감독은 9일과 10일 경기에 정훈을 1번 타자로 배치했다. 그는 “앞선 두 경기에서 공격이 침체돼 정훈을 1번에 배치했다”고 밝혔다. 이어 “정훈은 선구안과 출루율이 좋은 데다 공을 많이 보는 선수”라며 “전형적인 1번 타자는 아니지만 3·4·5·6번 타자일 때 치던 대로 타석에 들어설 것을 주문했다”고 밝혔다.
서튼 감독은 올 시즌 좀 더 많은 득점을 뽑아내기 위해 1~4번 타자, 5~9번 타자 두 묶음으로 타선을 배치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서튼 감독의 타격 효율성 강화에 대한 의지는 ‘조선의 4번 타자’ 이대호를 5번 또는 6번 타자로 배치할 만큼 매우 강하다. 이 때문에 공격의 물꼬를 터줄 1번과 5번 타자는 서튼 감독 타순 구상의 핵심이다.
서튼 감독과 롯데 코치진은 정훈 등 4명의 선수 이외에도 몇몇 선수를 더 1번 타자로 기용하며 점차 붙박이 리드 오프를 정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12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시즌 첫 맞대결에는 정훈이 1번 타자로 출전했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