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금·매리취수장서 발암물질 검출
부산 시민의 식수가 되는 원수에서 발암 물질이 검출됐다. 검출량은 기준치 이하이지만, 낙동강 중상류 산단 등에서 유입된 유해 물질이 하류 식수까지 위협하는 일이 반복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부산시는 상수원인 물금·매리취수장 원수에서 발암물질인 과불화옥탄산(PFOA)과 1,4-다이옥산이 검출됐다고 12일 밝혔다.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달 상수도사업본부 수질연구소가 덕산정수장 원수에서 시료를 채취해 분석한 결과, 과불화옥탄산이 0.016㎍/L 검출됐다. 이는 물 감시기준 0.070㎍/L의 22.9%에 해당한다. 정수 뒤엔 검출량이 0.010㎍/L(먹는 물 기준 14.3%)로 떨어졌다.
과불화옥탄산·1,4-다이옥산
검출량은 먹는 물 기준치 이하
부산시, 정부에 추적조사 요청
화명정수장의 경우 원수에선 0.014㎍/L(20%), 정수 뒤엔 0.009㎍/L(12.9%)의 과불화옥탄산이 검출됐다. 명장정수장은 원수와 정수 뒤 모두 검출량이 0.006㎍/L(8.6%)였다.
화명정수장과 덕산정수장의 원수에선 또 다른 발암물질인 1,4-다이옥산도 각 1㎍/L 검출됐다. 이는 먹는 물 감시기준 50㎍/L의 2% 수준이다. 정수 후에는 1,4-다이옥산은 검출되지 않았다.
과불화옥탄산과 다이옥산 등은 낙동강 하류에서 수시로 검출되고 있다. 지난해 1월에도 물금·매리·덕산정수장에서 과불화옥탄산이 먹는 물 기준치의 최대 22%까지 검출되는 등 검출량은 대부분 기준치에 못 미치지만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과불화옥탄산은 프라이팬이나 일회용 음식 용기 코팅 등에 널리 쓰이며, 다이옥산은 왁스부터 화장품까지 여러 화학제품에 쓰인다. 두 물질 모두 암을 유발할 수 있고, 신경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들 유해물질은 규제 대상이지만 낙동강 상중류 산단 등에서 꾸준히 쓰이고 있다. 실제 부산시가 올 2월 성서공단 폐수종말처리장의 시료를 분석한 결과, 과불화옥탄산이 먹는 물 감시기준의 10배가 넘는 0.806㎍/L 검출됐다. 구미하수처리장에서도 1,4-다이옥산이 기준치의 배에 가까운 91.9㎍/L 검출됐다. 특히 올 1~3월처럼 강수량이 적을 경우 낙동강 상중류 유해물질의 농도가 짙어져 결국 하류 지역의 상수원에까지 흘러오는 일이 반복된다.
이에 따라 부산시는 환경부에 낙동강 상류의 오염물질 배출 업소에 대한 추적 조사와 오염물질 차단 조치, 환경기초시설의 방류수 배출 기준 마련 등을 요청했다. 정수장의 입상활성탄 교체 주기를 3년에서 1년으로 단축하고, 오는 5월까지 분말활성탄 투입시설 설치도 추진한다.
김백상 기자 k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