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검수완박 4월 국회 처리’ 당론 결정… 정국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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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은 12일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한 박탈)을 문재인 정부 임기 종료 전까지 완수하는 방안을 놓고 격론을 벌였다. 민주당은 검수완박을 당론으로 채택하고 이달 내 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에서 정책의원총회를 열고 검찰 개혁과 언론 개혁 등 개혁법안을 두고 난상토론을 진행했다. 그 결과 검수완박 입법을 4월 국회에서 처리하는 방안을 당론으로 결정했다. 현 정부의 공약인 검찰 개혁 과제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집권 전에 끝낸다는 목표다.

의원총회서 “새 정부 집권 전 완료”
다음 달 초 국무회의서 공포 계획
국힘, 강력 반발· 대검 “깊은 유감”
문 대통령·윤 당선인, 입장 안 내놔


윤호중 공동 비상대책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검찰 쪽에서는 검찰 개혁 문제에 대해서 마치 검찰이 모든 수사권을 다 빼앗기는 것처럼, 그리고 용의자 얼굴 한 번 못 보고 기소를 결정해야 되는 것처럼 우리가 논의하는 것과 거리 있는 가상의 검찰개혁안을 놓고 반대하고 있다”고 검수완박 반대 논리를 반박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검찰 집단행동은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는 행위”라며 “검찰의 칼은 남용이란 우려를 받을 정도로 날 선 칼이었고 제 식구에는 헌 칼이었다. 이렇게 반복해온 검찰의 선택적, 정치적, 자의적 수사가 국민 불안과 불신을 야기했고 검찰개혁이란 시대적 요구를 만든 것”이라고 검수완박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이날 의총에서는 신중론도 제기됐다. 박지현 공동 비대위원장은 “검찰 개혁 분명히 해야 하지만, 방법과 시기는 충분히 더 논의해야 한다”며 “국민의 광범위한 동의를 구하고, 검사의 권력 남용을 바로잡고 국가 수사권을 정상화하기 위한 노력은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다수 의견이 아니라 소수 의견인 점을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기어코 ‘검수완박’ 법안 추진을 당론으로 확정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국민의힘 박형수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은 70년간 시행되어 온 형사사법 절차를 하루아침에 바꾸려 하면서 심도 있는 검토도, 대안 제시도 전혀 없이 밀어붙이고만 있다”며 “검수완박 법안 강행은 대선 민심을 거스르는 것이며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고문을 지키기 위한 ‘방탄법안’을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검찰도 마찬가지다. 김오수 검찰총장은 이날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서울 광화문에서 검수완박 등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만남은 김 총장의 요청으로 성사됐는데 김 총장은 검수완박 반대 의견을 박 장관에게 전달했다.

대검찰청도 이날 민주당이 '검수완박' 법안 처리를 당론으로 채택해 강행키로 한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했다. 대검은 이날 오후 민주당의 의원총회 결과가 알려진 뒤 "현명한 결정을 기대했는데 대단히 유감스럽다"는 짧은 입장을 냈다.

검수완박으로 정국이 요동치는 상황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전날 “대한민국의 사법체계 근간을 흔드는 중차대한 상황을 민주당이 일방 강행 처리하는 데에 국민의 우려가 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도 이달 8일 “나는 검사 그만둔 지 오래된 사람”이라며 “형사사법제도는 법무부하고 검찰하고 하면 된다”고 말했다.

한편 임기 중 검찰 개혁 문제에 천착해왔던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논란에 대해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그 문제에 대해서는 청와대의 입장을 밝히는 것이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며 선을 그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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