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부산 정치권, 전략공천서 경선으로 급선회한 까닭은?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정치개혁공동행동 회원들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지방선거 선거제 개혁과 정치개혁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선→전략공천→경선.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의 부산지역 공천 기류가 급변하고 있다.

당초 이준석 대표가 천명한 대로 부산 16개 기초단체 대부분 지역에서 상향식 공천을 실시키로 했다가 경선 후유증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략공천 지역이 대폭 늘었다. 하지만 이번 주 들어 또다시 상당수 지역에서 경선으로 급선회하고 전략공천은 극히 일부 지역으로 줄어들었다.

‘밀실 공천’ ‘돈 공천’ 논란 확산
지방선거 패배 위기감 등 작용

이처럼 국민의힘 부산 정치권이 전략공천에서 경선으로 급작스럽게 돌아선 것은 ‘밀실공천’과 ‘돈공천’ 의혹이 집중 제기(부산일보 4월 12일 자 1면)되면서 지선 패배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 정치권의 한 인사는 “대선 승리에 도취돼 공천을 너무 쉽게 생각했다”고 토로했다.

‘청년 공천관리위’ 구성을 주도한 백종헌 부산시당 위원장은 최근 “‘후보자검증지원특위’ 활동을 더욱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공관위와 별도로 구성된 후보자검증특위는 공천신청자들의 정체성과 도덕성, 당 기여도, 전문성 등을 심층 검증하는 기구이다. 아무리 당협 위원장이 전략공천을 요청한다고 해도 도덕성과 당 기여도 등에 하자가 있는 후보를 그대로 공천할 수는 없다는 뜻이다. 게다가 부산시당 공관위는 “여성과 청년, 신인은 본선 경쟁력과 무관하게 경선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부산 정치권의 한 인사는 “당협위원장이 전략공천을 하고 싶어해도 후보의 도덕성에 문제가 있거나 여성·신인 신청자가 있는 지역은 중앙당 공관위에서 경선지역으로 분류할 가능성이 높다”며 “부산에서 경선지역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산시당 공천관리위원인 백종헌(금정) 정동만(기장) 의원이 총대를 멨다. 두 사람은 원래 자신의 지역구 기초단체장을 전략공천할 생각이 있었지만 “무조건 이기는 공천을 하겠다”며 솔선수범했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 금정구청장과 기장군수 후보는 경선을 통해 선출한다.

해운대와 부산진, 사하, 북, 남구 등 5개 분구 선거구는 당연히 경선 대상이다. 이들 지역은 갑·을 위원장이 지지하는 후보가 달라 일찌감치 경선지역으로 분류돼 왔다. 여성 공천 신청자(윤정운)가 있는 중구도 경선지역으로 편입될 가능성이 높다.

안병길 의원이 처음부터 상향식 공천 방침을 밝혔던 서구와 동구도 경선 대상에 포함돼 있다. 연제구도 모 공천 신청자가 “전략공천하면 무조건 무소속 출마한다”고 주장해 경선 실시 가능성이 있다. 동래와 영도는 현역 의원들의 전략공천 의지가 강하지만 공관위의 수용 여부는 불투명하다.

이 때문에 부산 정가에선 “확실하게 전략공천 가능성이 있는 지역은 강서, 사상, 수영 3곳에 불과하다”는 말이 나돌기도 한다. 이들 지역은 공천신청자가 1명밖에 없거나 특정 후보의 경쟁력이 월등히 뛰어나다는 공통점이 있다. 국민의힘 부산 공관위는 이번 주말까지 경선과 전략공천 대상 지역을 확정할 예정이다. 권기택 기자 ktk@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