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기술과 데이터 잘 활용하는 기획자 양성에 매진”
김정환 부경대 휴먼ICT융합전공 교수
‘네이버’라고 말하면 우리나라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다. 많은 이들이 인터넷을 열면 가장 먼저 보이는 화면도 아마 네이버의 초록 화면일 확률이 높다. 국내에서 손꼽히는 IT업체라 많은 청년이 희망하는 직장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인정받던 이가 부산 국립부경대의 교수가 됐다. 8년가량의 경력만으로도 관심이 간다. 심지어 그는 네이버에 지원해서 직원이 된 것이 아니라 영입 제의를 받았다고 한다. 국립부경대 휴먼ICT융합전공 김정환 교수의 이야기다.
‘네이버’서 인정 받다 교수로 이직
부산시 등 빅데이터 서포터즈 운영
소상공인·지역 스타트업 연계 추진
부산에 연고라도 있다면 김 교수의 이직이 이해된다. 하지만 김 교수는 ‘서울토박이’다. 부산으로 온 이유를 묻자 ‘기획’이라는 말을 김 교수는 꺼냈다.
“개발자는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사람을, 디자이너는 디자인을 전공한 사람을 중심으로 채용하면 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개발과 디자인 분야를 인간의 영역으로 잘 연결해 줄 수 있는 기획자를 양성할 수 있는 전공은 딱히 없습니다. 누구나 기획자가 될 수 있지만, 제대로 된 기획자를 키워낼 수 있는 교육과정은 없다고 볼 수 있죠. IT를 이야기하면 개발자, 디자이너 이야기를 하지만 사실 기획자의 역할도 무시할 수 없을 만큼 큰데 말입니다.”
현장에서 일하던 김 교수는 기획자를 키워낼 수 있는 교육과정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 안타까웠다고 했다. 그러던 중 부경대에 교수 모집 공고가 떴고 여기에 지원하게 됐다. 임용 후 그는 신설 전공인 휴먼ICT융합전공을 기획하고 운영할 적임자로 평가받아 신설 전공을 만드는 데 기여했다. 휴먼ICT융합전공은 말 그대로 ICT 기술에 가치를 부여하는 것을 배우고 연구하는 분야이다.
“기술은 당연히 중요합니다. 하지만 이 기술과 데이터에 어떤 가치를 부여하고 어떻게 활용할지는 결국 사람의 영역입니다. 이를 다른 말로 하면 기획이지요.”
그가 최근 빅데이터 서포터즈를 운영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빅데이터 서포터즈는 국내 데이터 인프라와 전문 인력이 수도권에 편중된 상황에서 지역 차원의 활로를 찾기 위해 부산시, 부경대, 부산테크노파크, 부산일보 등이 손잡고 진행하는 사업이다.
“기획의 역량은 문제점을 인지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합니다. 대학 시절에 문제를 스스로 정의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데이터를 스스로 확인, 가공해보며 정답을 찾아가는 것은 학생들의 미래에 큰 도움이 될 겁니다.”
최근에는 빅데이터 서포터즈의 성과발표회도 가졌다. ‘부산시 빅데이터로 찾아보는 전통시장 활성화 방안’ ‘부산의 노인복지 사각지대 현황 및 해법 모색’ ‘부산을 떠나는 청년, 너는 누구니?’ ‘사하구 내 숙박업 활성화 방안’ 등 다양한 부산의 사회문제와 도시문제를 빅데이터를 통해 풀어보고 그 해결책을 발표하는 자리였다.
“빅데이터라고 하면 보통 학생들은 본인들과 상관없는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한 번 자신이 생각한 문제점을 데이터를 통해 해결해보면 그다음은 훨씬 쉬워질 수 있죠.”
김 교수는 이번 학기에는 소상공인을 위한 디지털마케팅 방안을 학생들과 함께 풀어나가며 ‘기획자’로서의 역량을 키울 예정이다. 또 지역 스타트업과의 연계도 추진한다.
“학생들이 현장에서 다양한 문제를 접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좋은 기획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기획력을 갖춘 학생들은 부산의 소중한 인재가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