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정, 이제 ‘워케이션 성지’로… 패키지 상품 ‘첫발’ 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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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서면의 한 IT기업에 콘텐츠 기획 업무를 하고 있는 남수현 씨와 김민지 씨. 매주 금요일 오후엔 송정 해변이 두 사람의 사무실이 된다. 회사가 금요일 하루에 한해 이른바 ‘워케이션(일을 뜻하는 Work와 휴가를 뜻하는 Vacation을 합친 신조어)’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덕분이다. 금요일 오전 근무를 마친 두 사람은 오후에 송정 해변으로 넘어와 서핑 강습을 받고 하루 근무를 마무리 한다.

팬데믹 후 ‘일+휴양’ 트렌드 안착
창조경제센터 - 스타트업 서프홀릭
서핑하며 재택 근무 ‘패키지’ 내놔

김해에서 서면으로 출퇴근하는 남 씨는 “도시철도로 출퇴근하면서 빨린 기를 금요일 송정에서 보충한다”며 “서핑이 워낙 젊은 세대 사이 대세다. 또래들이 모여 있는 거만 봐도 기운이 난다”며 웃었다. 김 씨도 금요일이 기다려지긴 마찬가지다. 그는 “바다 자체에는 큰 흥미가 없었는데 직장생활을 하다보니 사무실에서 나오기만 해도 마음이 넓어지는 것 같다”며 “분위기가 좋아지니 자연스럽게 능률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가 보급되면서 일과 휴양을 동시에 해결하는 워케이션이 세계적인 업무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부산을 비롯해 인천시와 강릉시 등 해안을 낀 도시마다 워케이션족 유치에 관심을 쏟기 시작했다.

부산에서는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가 워케이션에 팔을 걷었다. B.Startup 워케이션 1호점으로 송정의 ‘서프홀릭’과 업무협약을 맺고, 18일부터 워케이션 기업 모집에 들어간다. 서프홀릭도 올해 초부터 송정 호텔가와 제휴해 ‘부산 오래살기’ 등 하이브리드 근무 형태를 겨냥한 패키지 상품을 내놓았다. 한달 숙박에 서핑 10회 강습, 20회 보드 렌탈 혜택 등을 포함시키는 식이다.

현재 ‘서프홀릭’에는 30여 명 안팎의 워케이션족이 송정 바닷가에서 장기 체류하며 서핑을 즐기고 있다. 남 씨와 김 씨처럼 부산 지역 직장인과 타지 직장인이 반반이라는 게 서프홀릭의 설명이다.

관광벤처 업계에서는 걸음마 단계이긴 하지만 부산이 워케이션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인도네시아 발리가 재택근무와 요가, 서핑을 한 데 묶은 패키지로 전세계적인 워케이션 핫스팟으로 등극한 것처럼 부산도 선제적으로 워케이션족을 유치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한화생명, 야놀자 등 국내에서도 11개 기업이 워케이션 시범 운영에 들어간 단계다.

관광 스타트업 ‘서프홀릭’ 신승재 대표는 “부산은 서울 다음 가는 업무 인프라와 바다라는 관광 자산을 갖고 있어 워케이션 문화를 주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권상국 기자 k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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