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당선인, 법무 한동훈·해수 조승환 지명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3일 새 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에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검사장)을 낙점했다. ‘최측근’ 후배 검사를 핵심 요직에 앉혔다는 비판에 직면할 것을 예상하면서도 정면 돌파를 선택한 것이다.
특히 이번 인사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논란과 얽히면서 정국을 급속히 냉각시키고 있다.
윤 당선인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통의동 인수위 기자회견장에서 한 후보자를 비롯한 8명의 장관 후보자와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 인사안을 발표했다.
‘최측근’ 후배 검사 핵심 요직 발탁
‘검수완박’ 논란 속 정면 돌파 의지
민주 “인사 테러”… 정국 급랭
노동·농식품 뺀 부처 인선 마무리
대통령 비서실장에 김대기 임명
한 후보자 지명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대국민 인사 테러”라며 격앙된 반응을 쏟아냈다. 일부에서는 ‘검찰공화국’을 우려하기도 했다. 한 후보자가 정치 현안에 대해 적극적인 목소리를 낼 것을 시사하면서 국회 인사청문 정국이 격랑 속으로 빠져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후보자는 이날 검수완박에 대해 “반드시 저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하루 전인 12일 의원총회를 통해 정권 이양 전 검수완박을 당론으로 채택하고 이달 중 입법을 추진키로 했다. 13일 김오수 검찰총장까지 가세해 검수완박 법안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면담을 요청했다고 밝혀 논란이 전방위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한쪽에서는 검찰 약화로, 다른 한쪽에서는 검찰 강화로 정면 충돌하는 모양새다.
이날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상민 변호사도 윤 당선인의 충암고·서울대 직속 후배다. 윤 당선인이 문재인 정부를 겨냥, 법무부와 행정안전부 장관에 최측근 정치인을 앉혀 법치주의를 유린했다고 지적해 온 점을 고려하면 ‘내로남불’ 프레임에 휩싸일 가능성도 있다. 통일부 장관 후보자인 권영세 의원도 윤 당선인 서울대 법대 2년 선배다.
윤 당선인은 이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는 김인철 전 한국외대 총장, 외교부 장관에 박진 의원, 통일부 장관에 권영세 의원을 지명했다. 환경부 장관에 한화진 한국환경연구원 명예연구위원, 해양수산부 장관에 조승환 전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장,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 이영 의원을 낙점했다.
이로써 18개 부처 중 고용노동부, 농림축산식품부를 제외한 16개 부처의 장관 인선이 마무리됐다. 전체적으로 60대 서울대 출신 남성이 주류를 이뤘다. 장관 후보자 16명의 평균 연령은 59.7세다. 출신 지역은 서울 4명, 경남 3명, 대구 2명이고 강원·경북·대전·부산·전북·제주·충북이 1명씩이었다. 권역별로는 영남이 7명으로 가장 많았다. 출신 대학은 서울대(7명)·고려대(4명)·경북대(2명), 광운대·육군사관학교·한국외대 1명씩이었다. 여성은 3명이었다.
사실상 조각이 마무리됐지만 ‘공동정부’를 공언했던 친 안철수 그룹은 인선에서 빠졌다. 대선 전 단일화 당시 공동정부를 구성하기로 한 윤 당선인과 안철수 인수위원장의 약속도 사실상 파탄 수순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안 위원장 측이 추천한 고산·유웅환 인수위원, 신용현 인수위 대변인,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 등은 1·2차 인선 발표에서 다 제외됐다. 안 위원장은 취재진의 인선 평가 질문에 굳은 표정으로 현장을 떴다. 안 위원장은 인사 발표 전인 이날 오전 30분간 윤 당선인과 독대한 것으로 전해진다.
윤 당선인은 이날 대통령 비서실장에 김대기 전 청와대 정책실장을 임명했다. 정무수석에는 이진복 전 국민의힘 의원이 내정된 것으로 전해진다. 윤 당선인은 이날 안철수 측 이태규 의원이 사퇴한 인수위원직에 당선인 비서실 정무특별보좌역을 맡은 박수영 의원을 투입했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