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청장 민주 정진영 두 번째 도전장… 국힘은 공한수-홍춘호 ‘경선’
[부산 기초단체장 누가 뛰나] 서구
부산 서구는 원도심에서도 보수세가 강한 곳으로 꼽혀 더불어민주당으로서는 쉽지 않은 결전을 치러야 한다. 3·9 대선 당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득표율이 원도심 내 유일하게 60%를 기록했다. 부산 전체로 봐도 60% 이상 득표율을 보인 곳은 서구를 비롯해 해운대(60.9%), 수영(60.8%) 금정(60.7%) 4곳뿐이다.
‘문풍’(문재인 바람)이 거세게 불었던 4년 전 지방선거에서도 서구는 수영구와 함께 ‘유이’하게 국힘 구청장을 배출했다. 민주당은 “주민들이 대통령 선거와 별개로 구청장 후보의 개인 경쟁력에 투표할 것”이라면서 판세 역전을 기대한다.
정, 4년 전 3.6%P 차 아쉽게 낙선
공 청장·홍 전 비서실장 유세 시작
현역 프리미엄 vs 오랜 보좌관 경력
민주당에서는 4년 전 구청장 선거에서 아쉽게 낙선한 정진영 전 구의원이 다시 도전장을 던졌다. 12일 당 공천 심사 결과 단수 후보로 추천됐다. 정 전 구의원은 2018년 지선에서 44.2%의 득표율을 기록해 47.7%를 얻은 국힘 공한수 현 구청장에게 약 3.6%포인트 차이로 졌다. 공한수 구청장이 당내 공천을 확정지으면 ‘리턴 매치’가 성사돼, 4년 전 빚을 갚을지 관심이 쏠린다. 정 전 구의원은 “지난 지선이 끝난 직후 바로 다음 선거를 준비해 왔다”면서 “주민들도 소속 정당을 떠나 유능한 구청장을 뽑겠다며 저를 지지해 준다”고 말했다. 정 전 구의원은 그간 ‘반딧불이 정책 포럼’을 통해 지역 봉사활동을 하며 지지 기반을 다져 왔다.
그러나 현재 정 전 구의원을 두고 지역 내 이낙연계-이재명계 당심이 엇갈려, 당내 지지층 결집 없이는 선거에서 이기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힘에서는 공한수 구청장과 홍춘호 전 서구청장 비서실장이 경선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공 구청장은 12일 부산지역 현역 구청장으로서는 처음으로 업무 정지 후 선거사무실을 내고 경선에 대비한 유세를 시작했다. 그는 시의원 2선 경력과 현역 구청장이라는 프리미엄으로 인지도 싸움에서 앞설 것으로 내다본다. 부울경 최초 의료관광 특구 지정, 천마산 복합 모노레일 사업 착공, 구립도서관 건립 등의 성과를 바탕으로 경선 승리를 자신한다. 공 구청장은 “국힘이 아주 어려웠던 4년 전 선거에서도 승리를 이뤄 냈다”고 말했다.
박극제 전 서구청장의 지지를 얻는 홍 전 실장은 매일 오전 6시부터 지역을 돌며 분주히 표심을 공략 중이다. 곽정출 전 국회의원 비서관, 유기준·안병길 국회의원 보좌관을 지내며 오랜기간 당심을 다져왔다. 현재 산복도로 노면 이하 고도제한 완화, 구덕운동장 재개발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다.
현재 지역 당협위원장인 안병길 의원은 중립을 유지하고 있어, 별다른 변수가 없는 한 두 후보 간 경선이 치러질 전망이다.
2014·2018년 서구청장 선거에 출마했던 유승우 씨도 무소속으로 출마 채비에 나섰다. 국민의당과 바른미래당에서 지역위원장을 지낸 유 후보는 지난 두 차례 지선에서 38.9%(2014년), 6.4%(2018년)를 득표해 선거판을 흔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