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우크라에 1조 원 규모 무기 지원… 확전 우려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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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전면 공세가 이뤄진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에서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13일(현지시간) 두 손을 들고 걸어가고 있다. 러시아 TV 방송은 이들이 마리우폴에서 투항한 우크라이나 해병대원이라고 보도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북부 전선에서 퇴각하고 동부 돈바스와 남부에 화력을 집중하는 가운데, 미국,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유럽연합(EU) 등 서방 진영이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을 강화하고 나서 확전 가능성이 우려된다. 미국은 앞서 참전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지만, 일부 군사 장비에 대해 동유럽에 있는 미군이 훈련을 담당하는 방안도 고려된다. 대리전을 넘어 직접충돌 가능성이 우려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한 후 우크라이나에 8억 달러(약 9800억 원) 규모의 추가 군사 원조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이 이번에 새로 지원키로 한 무기 체계에는 155mm 곡사포 18기와 포탄 4만발, 구소련제 Mi-17 수송 헬기 11대, M113 장갑차 200대, 대전차 드론 스위치 블레이드 300대, 대전차 미사일 재블린 500기, 대포병 레이더 등이 포함된다.

바이든, 젤렌스키에 추가 원조 약속
미·러 직접 충돌 가능성까지 제기
나토·EU 등 서방 진영도 지원 강화
러, 무기 운송 수단 군사 표적 경고

이번 추가 지원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 규모는 25억 달러(약 3조 원)로 늘어난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번에 지원되는 무기를 즉각 수송할 것이라며 다만 일부 군사 장비의 경우 우크라이나군이 지금까지 운용해보지 않은 것이어서 실전 사용 전에 우크라이나군에 대한 훈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는 데 더해 우크라이나군 훈련까지 돕고 나설 경우 전쟁에 한층 더 깊숙이 관여하는 것이어서 러시아의 반발도 예상된다.

커비 대변인은 또 나토 일부 회원국이 우크라이나에 첨단 무기를 보내는 방안을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토가 지원할 무기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나토 외교관들은 우크라이나가 구소련제 무기에서 현대적인 무기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공격용 무기가 본격적으로 지원될 가능성도 커졌다.

러시아에 전력이 뒤지는 우크라이나는 침공을 당한 직후부터 국제사회에 탱크와 전투기 등 공격용 무기 지원을 요청했지만 서방은 확전 우려를 이유로 방어용 무기를 중심으로 지원했다. 그러나 최근 체코가 나토 국가로는 처음으로 우크라이나에 공격용 무기를 제공한데 이어 미국이 추가 지원에서 일부 공격용 무기를 포함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다른 서방 국가의 무기 지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U도 지난 11일 외무장관 회의에서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처럼 서방 진영이 공격용 무기를 포함하는 추가 무기 지원에 나서면서 ‘대리전’ 양상을 넘어 서방과 러시아가 직접 충돌하는 확전이 우려되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서 무기를 수송하는 서방의 운송 수단을 군사 표적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일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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