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에너지·금융 위기로 17억 명 위험”
유엔, 러·우크라 전쟁 보고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식품과 에너지, 금융 시장에 미친 여파로 전 세계 17억 명의 생활이 위협받고 있다고 유엔이 13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경고했다.
유엔은 코로나19와 기후 위기로 이미 타격을 입은 세계 경제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더욱 악화했다고 지적했다. 유엔은 보고서에서 식품과 에너지, 금융 등 ‘3차원 위기’를 거론했다. 세계적으로 식품·에너지 가격이 치솟고 개발도상국의 부채 부담은 더 높아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 3가지 위기 가운데 하나 이상에 ‘심각하게 노출된’ 사람은 아프리카, 아시아태평양, 중남미 등지 107개국에서 17억 명에 이른다. 나아가 식품·에너지·금융 등 3가지 위기가 한꺼번에 닥친 ‘퍼펙트 스톰’에 현저히 노출된 사람들이 69개국 12억 명이라고 추산했다.
유엔 보고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세계의 ‘빵 바구니’로 칭하면서, 밀과 옥수수 가격이 연초보다 30% 이상 올랐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비료 사용 감소 등의 영향으로 곡물 시장의 혼란이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유엔은 에너지 시장에서는 석유·천연가스 가격 급등이 장기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그간의 탄소 저감 노력에 역행해 화석연료 투자로 돌아가거나 아니면 대체에너지 개발을 가속하는 2가지 길이 있다고 말했다.
유엔은 또 세계 부채 위기가 임박했다면서 개발도상국들의 부채 조달 비용이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 세계식량계획(WFP), 세계무역기구(WTO)는 이날 함께 성명을 내고 각국이 식량 안보를 위해 공동 행동에 긴급히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현정 기자·일부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