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은꼴 ‘남해안 벨트’ 3곳… 민주당 현역 vs 국힘 도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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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제시

경남 해안을 따라 연접한 거제와 통영, 고성 지역민은 지리·역사적으로 한 뿌리라는 인식이 강하다. 지금도 시군 경계를 떠나 생활은 물론, 경제권까지 공유할 만큼 가깝다.

정치 성향도 닮은꼴이다. 지방자치 출범 이후 내내 보수당이 지방 권력을 독식했다. 그런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계기로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 더불어민주당이 집권한 뒤 치른 2018년 6·3 지방선거 때는 마치 약속이나 한 듯 3개 시군 모두 여당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2019년 보궐선거와 이듬해 총선 그리고 지난달 대선까지 국민의힘이 득세하며 밑바닥 정서는 여전히 보수라는 사실을 입증했다.

지지율 반등이 절실한 민주당은 재임 중 나름의 지지기반을 구축한 현역 단체장을 내세워 수성에 나섰다. ‘탈환’을 자신하는 국민의힘에선 본선 티켓을 잡기 위한 각축전이 치열하다.

거제, 변광용 시장 공천 확정적
국힘 후보 7명 치열한 경쟁
보수 지지세 무소속 서필언
통영 새 시장 선출 변수 예고
고성, 보수 ‘성지’·진보 ‘동토’
설욕전 나선 국힘, 경선 치열


■거제시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세계 굴지 조선소 2곳의 사업장이 있는 거제는 명실상부 ‘조선도시’다. 진보·야권 성향의 조선업 종사자들이 전체 인구 70% 이상을 차지한다. 하지만 정작 정치색은 철저히 보수였다. 1991년 지방자치제도가 부활하고 1995년 민선 단체장 시대가 개막된 후 줄곧 보수당이 집권했다.

그러다 2017년 조기 대선 이후 대통령 2명을 배출한 ‘정치 명당’으로 급부상하면서 민주당 시대가 열렸다. 시장은 물론 지방의회까지 처음으로 다수당 지위를 꿰찼다. 비록 총선에서 져 기세가 꺾였지만, 이번 대선을 통해 다시 자신감을 얻었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44.69%를 득표하며 김해에 이어 경남에서 두 번째로 많은 지지를 얻어서다.

최근 남부내륙철도, 한·아세안국가정원, 대우조선해양 매각 이슈 등 굵직한 현안들을 해소하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만큼 충분히 해볼 만한 게임이 됐다는 게 민주당의 판단이다.

변광용(56) 현 시장과 공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던 옥영문(61) 거제시의회 의장이 최근 뜻을 접으면서 하루빨리 본선 채비를 할 수 있게 된 점도 긍정적이다.

국민의힘은 넘쳐나는 후보들 사이에 옥석을 가리느라 분주하다. 현재 김범준(53) 거제정책연구소장, 윤호진(57) 거제미래개발전략연구원장, 신금자(69) 시의원, 박종우(51) 거제축협장, 김한표(67) 전 국회의원, 정연송(62) 거제비전연구소 이사장, 황영석(64) 칼럼니스트 등 7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우리공화당 박두열(57) 씨와 거제시아파트가격정상화위원회 김승철(48) 대표도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통영시

보수당 텃밭으로 불리는 통영이지만, 간혹 인물론이 앞서 당론에 반기를 든 무소속 후보가 당선되는 이변이 연출되기도 했다. 지난 7번의 시장 선거에서 2번이 그랬다. 현재 대진표를 감안할 때 이번 선거도 예측불허 양상으로 흐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에선 당내 경쟁자가 없는 강석주(57) 현 시장의 재선 도전이 확실시된다. 국민의힘은 지금까지 추린 후보만 6명이다. 강석우(63) 전 국회부의장 비서실장, 천영기(60) 도당 대변인, 김종부(70) 전 창원시부시장, 정동영(66) 전 도의원, 김태종(53) 변호사, 강근식(62) 전 도의원이 공천을 바라고 있다.

최대 변수는 무소속인 서필언(66) 전 행정안전부 차관의 거취다. 2019년 통영고성 국회의원 보궐선거 때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했다가 불복해 탈당했던 서 전 차관은 이번 선거를 앞두고 복당을 신청했지만 끝내 무산됐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보수층 지지기반이 두터운 서 전 차관이 무소속 출마를 강행할 경우, 직전 선거의 악몽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당시 당 공천을 받은 강석우 후보는 민주당 후보였던 강석주 현 시장에 단 1.3%, 930표 차로 졌다. 패인은 보수 성향의 진의장 전 시장의 출마였다. 진 전 시장이 17.26%를 쓸어 담으며 민주당에 신승을 안겼다.

이미 무소속으로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서 전 차관은 선거 운동에 돌입한 상태다. 우리공화당 박청정(79) 세계해양연구센터 대표도 예비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고성군

보수 진영엔 ‘성지’이나 진보 진영엔 ‘동토’나 다름없던 곳이 바로 고성이다. 이 척박한 땅에 민주당 깃발을 꽂은 백두현(55) 현 군수가 다시 한 번 유권자의 선택을 받을 채비를 마쳤다.

4년 내내 설욕을 준비한 국민의힘은 대표 선수를 놓고 고민이 깊다. 이상근(68) 고성의힘 연구소장, 하학열(63) 전 군수, 허동원(52) 고성미래연구원장, 황보길(59) 전 도의원 그리고 백 군수 저격수를 자처했던 배상길(55) 군의원까지 경선에 나설 태세다.

최근 당내 갈등으로 국민의힘을 탈당한 박용삼(61) 군의회 의장의 거취가 판세에 미칠 영향도 관심사다. 무소속 예비후보로 빈철구(64) 경북과학대학교 특임교수가 있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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