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선 행복하거라…” 음주차량 참변 중학생 추모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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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학원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던 중학생이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숨진 부산 북구 구포동 사고 현장에 추모의 글이 적힌 과자 봉지(작은 사진)가 놓여 있다. 정대현 기자 jhyun@

부산 북구 구포동 한 도로에서 학원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던 15세 중학생이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사망한 사건(부산일보 4월 14일 자 2면 보도)과 관련해 사고 현장과 학교에선 어린 생명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하는 추모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부산 북부경찰서는 30대 운전자 A 씨에 대해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위험운전치사,도로교통법위반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해 영장이 발부됐다고 14일 밝혔다. A 씨는 지난 12일 오후 10시께 북구 구포동 한 도로에서 음주 상태로 차를 몰다 길을 걷던 중학생 B(15)군을 차로 치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안타까운 사고 현장 행인들 묵념
점심시간 단체로 온 학생들 애도
사망 학생 학교 측 “무거운 분위기”
법원, 가해자에 구속영장 발부

음주 운전자에 의해 중학생이 안타깝게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하자 사고 현장에서는 희생된 B 군을 추모하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사고 현장 인근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한 주민은 “사고 소식이 알려진 후 사람들이 지나다니면서 묵념하는 등 애도를 표하고 있다”면서 “장사 때문에 가게를 비울 수 없어서 그렇지 나라도 국화꽃을 사서 현장에 놔두고 싶은 심정이다”고 전했다.

또 다른 가게를 운영하는 주민은 “사건 당시에는 몰랐지만 뉴스를 통해 사고 영상을 보게 됐다”면서 “항상 이용하는 길에서 일어나는 사고라 그런지 더 섬뜩하다”고 안타까워했다.

주민 최 모(68) 씨는 “점심시간 즈음에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단체로 사고 현장을 찾은 것을 봤다”면서 “피해 학생과 아는 사이인지는 몰라도 표정에서 안타까워하는 모습이 보여 마음이 짠했다”고 말했다.

주민 박 모(52) 씨도 “근처에 사는데 사고가 났다는 소식을 듣고 그냥 지나칠 수 없어 한 번 와봤다”면서 “사고 당시 어린아이가 얼마나 아팠을지를 상상하면 정말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B 군이 다니던 학교 측도 갑작스레 발생한 사고에 대한 언급을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다. 해당 학교에서는 B 군과 같은 학년 학생들을 중심으로 B 군의 장례식장을 함께 찾는 등 추모행렬이 이어질 것으로 전해졌다.

학교 관계자는 “직접적으로 B 군과 아는 사이는 아니었지만 사고 이후 B 군이 적극적으로 교내 활동에 참여하는 참여하는 모범적인 학생이었다고 전해 들었다”면서 “학교 내부에서는 사고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꺼리는 등 다들 조심스럽고 무거운 분위기”라고 말했다.

경찰 조사에서 A 씨는 퇴근 후 지인들과 근처 가게에서 술을 마신 뒤 자신의 차를 몰고 귀가하려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 직후 출동한 경찰은 A 씨에게 음주 측정을 요구했지만 음주 측정에 불응했다. 경찰은 A 씨가 만취 상태였던 것으로 보고 음주운전 측정거부죄 등의 혐의로 현행범 체포하고, ‘윤창호법’으로 불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위험운전치사 혐의를 적용한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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