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우한 어린 시절 밑거름으로 이웃 돕는 정치인 될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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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 딛고 지선 도전한 청년 2명

김정용 씨가 자신의 자동차용품점에서 선팅 작업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윤정섭(오른쪽) 캡틴TV 대표가 지난해 유튜브 채널에서 국민의힘 장기표 전 대선 예비후보와 인터뷰하는 모습. 김정용 씨 제공 ·캡틴TV 캡처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2030 청년들의 출마가 잇따른다. 특히 불우한 어린 시절을 딛고 어엿한 직업인으로 성장해 정치무대에 도전장을 던진 이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김정용(36) 씨는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부산 강서구 명지동 구의원 공천 신청을 했다. 자동차용품점을 운영하는 김 씨는 지역에서 학교대책위원회 위원장, 명지국제신도시 아파트 회장단 회장 등 다양한 활동을 해 왔다. 김 씨는 “힘들게 커 온 만큼 어려운 이웃의 아픔을 누구보다 잘 안다. 주민들의 편에 서서 심부름꾼이 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강서구 구의원 공천 신청 김정용 씨
신문 배달하며 꿈 키워 자동차용품점
“학력 스펙으로 일하는 것 절대 아니다”

동구 구의원 출마하는 윤정섭 씨
초등 때부터 생계 책임지며 대학 졸업
“빅데이터 활용 맞춤형 행정 펼칠 것”

김 씨는 부모님 이혼 후 초등학교 3학년까지 외할머니와 지내다, 외할머니 별세 이후 잠시 아버지와 생활했다. 그러나 아버지마저 심장마비로 돌아가시면서, 부산의 한 보육원에서 6개월 정도 지냈다. 어머니가 그를 찾았지만, 전혀 돌보지 않았다. 이에 그는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부산일보> 장림지국에서 신문 배달을 했다.

어머니가 집을 떠난 6학년부터는 신문 배달이 생업이 됐다. 동네 형과 자취방을 얻어 신문 배달을 하며 생활비를 벌었다. 22살까지 신문 배달은 물론 중국집 배달과 학원 차 운전, 이삿짐센터 일 등 다양한 일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일본프로야구에서 투수로 활동했던 어릴 적 친구 김무영이 20대 초반 자신의 어려운 형편을 하소연하자, “너보다 더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며 위로해주다 놀이터에서 둘이 부둥켜안고 펑펑 울기도 했단다.

그래도 그는 안정적인 삶에 대한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자동차용품 관련 업체에서 일하며 기술을 배우고 돈을 모았다. 사랑하는 아내를 만나 가정을 꾸려 아이도 낳고, 지난해엔 자동차 용품 판매점도 차렸다. 지역에서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면서, 대학 진학을 위해 검정고시학원도 다니고 있다. 김 씨는 “혼자 커 오며 모든 일을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해결하는 것이 나의 가장 큰 장점이 됐다”며 “구의원이 된다면 학력 스펙으로 일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꼭 보여 주고 싶다”고 말했다.

동구 구의원 선거 출마자인 국민의힘 윤정섭(37) 예비후보도 어린 시절의 역경을 딛고 정치판에 도전한다. 윤 후보는 아버지가 장시간 병원 신세를 지는 등 어린 시절 집안 사정이 좋지 않아 스스로 생계를 책임졌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신문배달을 시작으로 중·고등학교 때는 막노동 일도 가리지 않았다. 윤 후보는 대학에 가서는 학비가 없어 한 학기는 공부하고 한 학기는 아르바이트를 하는 식으로 휴·복학을 반복했다. 연극영화과 출신으로 최저시급도 못 받았지만 꿈을 이어가기 위해 뮤지컬, 연극 일도 꾸준히 해 왔다. 윤 후보는 “이후 공중파TV , 라디오 리포터 일을 하게 되면서 사정이 조금 나아졌다”면서 “당시 정치를 잘 모를 때는 그냥 유명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현재 구독자 10만 명을 앞두고 있는 캡틴TV 유튜브 채널 운영자이자 보수 논객으로 활약 중이다. 앞서 3·9 대선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선대위 청년보좌역을 맡아 예비정치인으로서 본격적인 정치 활동을 시작했다.

윤 후보는 과거의 아픈 경험을 바탕으로 사회적 약자를 위한 공약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빅데이터 기반 행정으로 ‘복지 사각지대’ 해소, 공공 일자리 근로 활성화, 코딩·VR 등 지역 어린이를 위한 스마트 놀이터 구축 등을 내세운다. 그는 “빅데이터를 통해 지역 내 소외계층을 찾아내고 이들을 위한 맞춤형 행정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강희경·이승훈 기자 him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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