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 요충지 마리우폴, 사실상 러 손아귀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남부 전략 요충지 마리우폴을 사실상 함락했다고 주장하며, 우크라이나군에 항복을 요구하는 최후통첩을 보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아직 함락은 아니라고 반박하며 자국군을 없애면 협상을 중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우크라군에 항복 최후통첩
젤렌스키 “국민 놓고 협상 없어”
17일(현지시간) 타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총참모부(합참) 산하 지휘센터인 ‘국가국방관리센터’ 지휘관 미하일 미진체프는 이날 “아조우스탈(아조프스탈) 제철소의 재앙적 상황을 고려해 순수하게 인도적 원칙에서 모스크바 시간으로 17일 오전 6시부터 우크라이나 민족주의 부대와 외국 용병에 적대 행위를 그만두고 무기를 내려놓을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어 “무기를 내려놓는 이는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가 전날에만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버티는 우크라이나군이 외부로 보낸 367건의 무전을 감청했다며 이들이 물·식량 없이 절망적 상황에 처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젤렌스키 대통령은 16일 영상 연설을 통해 “러시아는 의도적으로 마리우폴에 있는 모든 사람을 없애려 한다”고 규탄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군은 아직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마리우폴에서 우리 군대와 병사들을 제거하겠다는 위협을 계속한다면 평화 협상은 중단될 것”이라며 “우리는 영토와 국민을 놓고 협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마리우폴은 2014년 러시아가 무력으로 병합한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와 친러 분리주의 반군이 장악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을 연결하는 요충지다. 러시아는 개전 직후부터 마리우폴을 집중 공격했고, 우크라이나군은 50일 넘게 결사항전을 벌이고 있다. 도시는 90% 이상 파괴돼 사람이 살 수 없는 폐허가 됐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사망자만 2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한편, 16일 미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모두 동부 ‘돈바스’에 병력을 집중하며 전쟁의 향방을 가를 전투를 준비하고 있다.
이현정 기자·일부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