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동 방향, 표지판은 직진인데 노면 표시는 우회전?
부산 중구의 옛 시청교차로 일대 교통표지판과 노면 표시가 광복동 방면을 각기 다른 방향으로 안내해 4개월 동안 운전자들이 혼란을 겪었다. 중앙버스전용차로(BRT)를 개통하면서 교통표지판 안내를 제때 바꾸지 않아 일어난 일로, 부산시는 뒤늦게 수정에 나섰다.
옛 시청교차로 서로 다른 안내
초행자 어디로 갈지 갈팡질팡
부산시, 뒤늦게 수정 조치 나서
17일 부산 중구 동광동 옛 시청교차로. 영도대교에서 부산도시철도 1호선 남포역 방향으로 진행하는 도로 위 교통표지판에 광복동 방면이 10시 방향으로 표시돼 있다. 반면 교통표지판 바로 아래 노면에 표시된 화살표는 우회전으로 유도하고 있었다. 서로 다른 안내 탓에 원도심 대표 번화가인 광복동으로 가려던 운전자들은 좌회전을 해야 할지 우회전을 해야 할지 헷갈리는 상황에 처한다. 김대찬(75) 씨는 “이곳 교통에 익숙하지 않은 시민이나 초보 운전자들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문제는 지난해 12월 서면 광무교~충무동 자갈치교차로 구간 BRT가 개통하면서 발생했다. BRT 개통 이전에는 해당 교차로에서 광복동 방면으로 가려면 직진으로 교차로를 통과한 뒤 10시 방향으로 광복로 등으로 진입하면 됐다. 당시에는 광복동 방면으로 갈 수 있는 직진 신호와 차로 모두 존재했다. 광복동의 행정구역 또한 교차로 기준 10시 방향에 자리 잡아 표지판 안내와도 부합했다.
그러나 부산시가 BRT 개통과 맞물려 도로와 신호 체계를 개편하는 과정에서 부산역 방면 우회전 노면 표시에 ‘광복동’을 추가하면서 혼동의 여지가 생겼다. 시는 BRT 개통에 따라 기존에 있던 광복동 방면 직진 차로와 신호를 없애고 광복동에 가려는 운전자들을 우회전하도록 유도했다. 부산시에 따르면 현재 옛 시청교차로에서 광복동에 가려면 운전자는 우회전을 한 뒤 부산데파트 부근에서 다시 유턴을 해야 한다.
혼란이 계속되자, 부산시와 중구청은 18일 교통표지판 광복동 안내 영역을 시트지로 가려 표지판을 수정하기로 했다. 중구청 교통행정과 관계자는 “운전자들에게 혼선을 일으킨다는 지적을 받아 부산시에 조치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부산시 버스운영과 관계자는 “BRT가 개통하면서 차로와 신호 체계도 함께 개편됐는데 표지판 수정이 누락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글·사진=이대성·김동우 기자 fri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