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제조업 집적 동남·대경권 성장잠재력 지속 하락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산업연 보고서, 수도·충청권 월등
부산, 기업·인적자본 역량 취약

산업연구원 제공 산업연구원 제공

산업연구원 제공 산업연구원 제공

산업연구원이 디지털경제 시대의 핵심 성장요인에 기반한 지역성장잠재력을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주력제조업이 집적된 동남권(부산·울산·경남)과 대경권(대구·경북)의 상대적 성장잠재력 저하가 심각한 문제로 대두했다.

이에따라 지역성장잠재력 특성에 기반한 맞춤형 지역산업 육성정책과 함께 더불어 지역기업과 사람에 체화된 기술혁신 역량 강화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17일 산업연구원(KIET)이 발표한 ‘지역성장잠재력 분석과 정책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초광역권별로 수도권·충청권과 다른 경제권역(초광역권) 간 차이가 두드러졌다.

산업연구원은 지역성장잠재력(RGP)을 지역성장 성과(Y), 기업·산업 역량(K), 인적자본 역량(H), 지역혁신 역량(I), 지역사회 역량(S)의 합으로 정의하고, 초광역권 및 광역시·도 단위 지역성장잠재력 지수를 산출·분석했다.

분석결과, 수도권과 충청권이 높은 성장잠재력을 유지하면서 국가 성장을 주도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수도권·충청권과 그 외 초광역권 간의 성장잠재력 격차가 더욱 확대되는 경향을 보였다.

초광역권별 지역성장잠재력 종합지수 추이를 살펴보면, 2020년에 수도권이 충청권을 제치고 다시 1위로 부상하는 등 수도권과 충청권의 월등한 지역성장잠재력 종합지수 우위가 지속되고 있다. 반면에 주력제조업 집적지역인 동남권(부산·울산·경남)과 대경권(대구·경북)의 성장잠재력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실제로 동남권의 순위는 2010년과 2015년 5위에서 2020년 6위로 하락했고, 대경권 역시 2010년 3위에서 2020년 5위로 밀렸다. 산업성장이 상대적으로 뒤쳐졌던 호남권과 강원제주권은 성장잠재력이 상승 추세이다.

광역시·도별 분석결과는 5가지 유형으로 구분이 가능하다.

시·도별 성장성과와 성장요인 합계 간 좌표(2020년). 산업연구원 제공 시·도별 성장성과와 성장요인 합계 간 좌표(2020년). 산업연구원 제공

산업연구원 제공 산업연구원 제공

광역시·도 단위별 분석결과를 살펴보면, 첫째, 서울과 대전이 1~3위의 위상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고, 2020년에는 세종이 2위로 부상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고급인력과 지식·정보가 모이고 다양한 산업들 간의 융복합이 활발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대도시권의 경쟁력이 산업발전에 핵심적 요소로 부상하고 있음을 반영한다.

두 번째 유형은 경기, 충남, 충북으로서 지난 10년간 3~7위의 높은 지역성장잠재력을 유지하고 있는 그룹이다. 이들 지역은 우리 산업의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바이오, 이차전지 등 첨단지식제조업의 집적지역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세 번째 유형은 지역 중추도시의 성장잠재력이 매우 취약한 부산과 대구를 들 수 있다.

두 도시 모두 우리나라 주력제조업의 집적지역인 경남과 경북을 포함한 동남권과 동북권의 중추도시이지만, 기업·산업 역량이나 인적자본 역량, 지역혁신 역량 등이 모두 취약해 디지털경제 시대에 지역성장을 주도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네 번째 유형은 기계, 가전, 조선, 자동차, 철강 등 우리나라 주력제조업의 집적지역들로 경남, 경북, 전북, 전남을 들 수 있는데, 지역별로 약간의 차별성을 보인다. 대표적 주력산업 집적지인 경남과 경북은 2010년부터 지속적으로 순위가 하락하고 있다. 주력 제조업의 디지털 전환이 뒤쳐진 것이 주요인이다.

마지막으로 강원과 제주의 성장잠재력 순위는 전반적인 상승 추세이다. 강원의 경우 수도권과의 접근성이 좋아지고, 다양한 지식산업의 성장이 조금씩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 주요인이다.

지역 성장성과와 성장역량(4개 성장요인의 합계)을 전국 평균을 중심으로 좌표로 표시하면, 사분면의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1사분면은 전국 평균 이상의 성장역량에 기반해 양호한 성장성과를 내고 있는 지역으로서 서울, 세종, 경기가 해당된다. 2사분면은 지역의 성장역량은 미흡하지만 총량적 성장성과는 양호한 지역으로 충남, 충북, 울산, 전남, 강원이 해당한다.

3사분면은 성장역량과 성장성과 모두 미흡한 지역으로 경북, 광주, 제주, 인천, 전북, 경남, 부산, 대구가 여기에 속한다. 4사분면은 양호한 성장역량을 보유하고 있으나 성장성과가 미흡한 지역으로 대전이 유일하다.

보고서는 “우리나라 주력제조업의 집적지역인 동남권과 대경권의 상대적 성장잠재력 저하가 심각한 문제”라며 “GRDP(지역내총생산)와 제조업 생산에서 차지하고 있는 두 권역의 비중을 고려할 때, 국가 전체 성장잠재력 악화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이들 지역의 산업구조 고도화와 산업성장 역량 강화가 지역 간 균형발전 뿐만 아니라 국가 산업정책 차원에서도 중요한 과제임을 의미한다”며 “따라서 지역의 성장잠재력 특성에 기반한 맞춤형 산업육성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영수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역산업정책은 기업과 사람에 체화된 기술혁신 역량 강화를 핵심적인 과제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해 기존 주력산업에 대한 혁신투자 확대 및 신산업 육성 강화, 디지털경제 시대 혁신을 선도할 인력의 양성 및 인력 중심의 혁신 지원 확대, 초광역 경제권역의 중추도시(메가시티)를 중심으로 제조업 연계형 지식서비스산업 육성 등을 주요 정책과제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