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온 일상… IT업계, 콘텐츠·메타버스로 승부수
‘코로나 특수’를 누렸던 네이버, 카카오 등 IT 공룡 기업이 결정적인 사업환경 변화를 맞게 됐다. ‘비대면 문화’를 만들어낸 ‘사회적 거리두기’가 2년여 만에 종료되면서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역대급 실적 행진을 이어오면서 인건비도 함께 상승한 포털 업체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주력 사업으로 ‘콘텐츠’와 ‘메타버스’를 내세우고 있다.
‘코로나 승자’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는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비대면 문화’의 확대가 이들 업체의 매출 증가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증권업계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올해 1분기에도 지난해 4분기와 비슷한 3000억 원 중반, 1000억 원 중반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 2년 만에 종료
코로나 특수 누린 네이버·카카오
올 검색·커머스 사업 역성장 예고
코로나와 무관 콘텐츠는 지속 성장
웹툰 등 올해 60~70%↑ 전망
메타버스도 양사 주력 사업 부상
네이버와 카카오는 수익이 늘면서 인건비도 함께 늘었다. 양사는 올해 인건비를 각각 10%, 15%씩 인상하기로 한 상태다. 네이버 평균 임금은 이미 2020년 1억 247만 원에서 지난해 1억 2915만 원으로 늘었고 카카오도 2020년 1억 800만 원에서 2021년 1억 7200만 원으로 늘어난 상태다.
그러나 사회적 거리두기 종료에 따라 이들 기업을 승자로 만들었던 ‘코로나 특수’가 줄어들 전망이다. 특히 전자상거래(커머스) 부문의 성장이 둔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네이버와 관련해선 “코로나19 수혜가 두드러졌던 검색 플랫폼과 커머스의 매출 성장률이 정상화 수순을 밟으며 전분기 대비 역성장이 예상된다”며 “페이먼츠 역시 커머스와 연동되는 사업부인 만큼 역성장이 예상된다”는 분석(하나금융투자)이 나왔다.
카카오에 대해서도 “광고 커머스 등 주요 사업부의 성장 둔화가 시작됐다”는 분석(삼성증권)이 제기됐다. 이처럼 사업 환경이 급변하면서 네이버와 카카오는 최근 3개월 사이에 시가 총액이 10조 원씩 하락하는 등 주가에서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 수혜 축소’가 현실화되는 상황에서 네이버와 카카오가 내세운 대안은 ‘콘텐츠 강화’다. 웹소설과 웹툰에서 드라마, 영화 등으로 이어지는 콘텐츠 생태계는 코로나와 관계 없이 성장을 계속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서다.
하나금융투자는 최근 보고서에서 네이버에 대해 “성장이 둔화되는 커머스와 달리 웹툰, 스노우 등이 포함된 콘텐츠 매출은 올해도 60%가 넘는 고성장을 지속할 것”이라면서 “콘텐츠 사업부는 작년과 유사하게 연간 70%에 가까운 고성장을 이어가며 규모 있는 비중을 차지하는 사업부로 자리잡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카카오의 콘텐츠 부문에 대해 “엔터테인먼트는 타파스, 래디쉬 등의 북미시장 성장이 강화되며 안정적 고성장이 지속되고, 픽코마는 일본 디지털만화 앱 시장의 압도적 점유율 1위 유지 및 안정적 고성장 지속과 더불어 올해 20% 초중반대의 고성장은 충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네이버와 카카오는 미국과 일본, 동남아 시장에 이어 유럽 시장에서도 콘텐츠 분야 집중적인 투자를 계속하며 맞대결을 펼치고 있다.
메타버스도 네이버와 카카오의 차세대 주력 사업으로 부상했다. 네이버 최수연 신임 대표는 이와 관련 “팀 네이버는 이미 제페토나 아크버스로 메타버스 화두에서 많이 앞서 있다”면서 대표 직속의 커뮤니티형 메타버스 태스크포스(TF)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카카오의 경우 주력 플랫폼인 카카오톡이 문자 기반임을 감안해 문자 기반의 메타버스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카카오 남궁훈 대표는 올해 2월 기자간담회에서 “텍스트를 기반으로 메타버스 사업을 꾸려가는 부분과 관련해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며 “오픈채팅에 메타버스를 결합시키는 부분을 중점적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밖에 대체불가토큰(NFT) 역시 네이버와 카카오의 차세대 사업으로 중점적인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