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공천’ 공염불… 국힘 부울경, 지방선거 위기론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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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부산·울산·경남(PK) 정치권에 ‘6월 지방선거 위기론’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당 지도부가 현실성 없는 공천룰을 만들어 놓은데다 PK 현역 의원들이 ‘자기 사람’ 심기에 급급해 ‘개혁공천’이 공염불에 그치고 있어서다. 여기에 국민의당과의 공천 지분 싸움이 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고, 일부 공천 탈락자들이 무소속 출마를 강행해 본선 경쟁력을 약화시킬 우려가 제기된다. 부울경 보수 진영에선 벌써부터 “20대 대선 승리가 PK 지선에 득이 아니라 독이 되고 있다”는 불만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현역 의원들, ‘자기 사람’ 심기 치중
공천룰도 현실성 없어 곳곳서 잡음
국민의당과 공천 지분 싸움도 변수
탈락자 무소속 출마로 경쟁력 약화
대선 승리, 독으로 작용할 우려 커

국민의힘 부산시당은 당초 18일 부산지역 16개 기초지자체장에 대한 공천 방식을 마무리 짓고 19일부터 광역·기초의원 공천 작업에 돌입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중, 영도, 동래, 연제 등 4개 기초단체장 공천을 놓고 부산시당 공관위와 해당 현역 의원 간 입장 차이가 큰데다, 국민의당과 합당 문제까지 겹치면서 연기됐다. 시당 공관위는 4개 지역에 대한 경선을 주장하지만 현역 의원들은 전략공천을 고수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경선 대상으로 선정된 대부분 지역에서도 일부 탈락자들의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 시당 공관위는 “5개 분구에선 가능하면 4명을 최종 경선 대상에 포함시킬 것”을 주문했지만 해당 지역 의원들은 갑과 을에서 1명씩만 차출해 경선시켜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모 구청장 후보는 이날 “당협 위원장과 친한 2명만 경선 대상에 포함될 경우 무소속 출마도 불사하겠다”고 주장했다.

울산시장 경선에서 컷오프된 박맹우 전 울산시장은 최근 “참으로 어렵고도 힘든 결단이었다. 잠시 나갔다 돌아오겠다”고 무소속 출마를 강행했다. 몇몇 부울경 공천 탈락자들은 ‘무소속 연대’를 추진하고 있어 성사 여부와 파급력에 관심이 집중된다.

결국 공염불에 그친 ‘개혁공천’ 약속도 국민의힘의 본선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백종헌 부산시당 위원장은 이번 지선 공천과정에서 대대적인 개혁공천을 단행하겠다며 외부 공관위를 전원 45세 이하의 청년들로 구성했다. 실제로 시당 공관위는 “여성과 청년을 단수추천하거나 반드시 경선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원내외 위원장들은 공관위의 ‘의견’을 사실상 거부했다. 단수추천된 기초단체장 후보 중 여성과 청년은 1명도 없고, 경선대상에 포함된 여성 중에도 최종 후보로 선출될 가능성이 있는 인사는 거의 없다.

국민의당과의 ‘공천지분’ 갈등도 주요 변수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18일 합당 사실을 발표하면서 “양당은 6·1 지선 후보 추천 과정에서 양당 간 합의된 기준으로 공정하게 심사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국민의당이 “부울경 기초단체장과 지방의원 지분을 중앙당 지도부에 공식 요구했다”는 소문이 파다했지만, 일단 기초단체장급의 경우 국민의당 측도 포함해 100% 일반국민 여론조사 방식으로 경선을 치르기로 했다. 그러나 비례대표 공천 등과 관련해 갈등의 소지는 여전히 있다.

이처럼 부울경 보수 정치권에서 공천잡음이 끊이지 않는 것은 “국민의힘 후보만 되면 6월 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하지만 뉴스토마토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5~6일 ‘6월 지방선거 투표 기준’을 조사(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한 결과, ‘소속정당’이라고 답한 부울경 응답자는 23.3%에 그쳤고, ‘인물’(21.3%) ‘정책’(26.2%) ‘능력’(15.4%)도 상당히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국민의힘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구도가 아니라는 얘기다.

이에 따라 공천 잡음이 무성했거나 경선 대상자 선정에 심각한 하자가 발생한 PK지역 공천이 중앙당 공관위나 최고위원회에서 반려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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