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청소년, 하루 평균 약 5시간 영상물 본다
영등위 "지난해 기준 294.6분"
코로나 전보다 200분 이상 증가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청소년의 영상물 시청 시간이 하루 평균 약 5시간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영상물등급위원회(영등위)가 실시한 ‘2021년 청소년 영상물 이용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하루 평균 영상물 시청 시간은 294.6분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 유행 전인 2019년(77.2분)과 비교하면 3.8배나 길어진 것이다. 지난해(185.3분)와 비교해도 100분 이상 늘어난 수치다.
영등위 측은 “코로나19의 장기화에 늘어난 재택 시간과 원격수업 등의 영향으로 청소년의 동영상 시청 시간이 대폭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유해 영상물 노출 빈도도 높다. 최근 6개월 내 유해 동영상 시청 경험 여부를 묻는 질문에 응답 청소년의 54.3%가 ‘본 적 있음’으로 답했다. 그 중 58.9%는 초등학교 졸업 전에 유해 동영상을 시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해 동영상을 내용별로 보면 ‘상위 연령 등급의 영화’의 비중(71.0%)이 가장 높았다. 이어 ‘폭력적인 내용’(40.9%)과 ‘범죄 행위’(35.7%) 등의 순이었다.
유해 영상물을 처음 시청한 장소로 ‘집’을 꼽은 응답이 전체의 88.1%로 가장 높았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코로나 시대에 필수불가결 했던 사회적 거리 두기는 청소년들로 하여금 유해 영상물과의 거리를 좁히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밖에 없었다”며 “궁극적으로 청소년 스스로가 유해 동영상의 위험성에 대해 인식하고, 자발적으로 취사선택 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학교와 가정에 영상물 시청 가이드를 확대해 반복적으로 학습하게 하는 노력이 필수적이다”고 말했다.
이번 ‘청소년 영상물 이용 실태조사’ 대상은 만 10~18세 청소년으로, 6개월 내 영상물 이용 유경험자 1249명이 응답에 참여했다. 영등위 측은 “청소년이 안전하게 영상물을 즐길 수 있도록 교사와 학부모를 대상으로 등급분류제도를 활용한 시청 지도 가이드를 확대하고 있다”며 “영상물 자가등급평가시스템을 구축해 신속하게 등급분류를 수행하고, 인공지능(심층 신경망) 기술로 영상물의 특정 장면과 대사 등을 자동 분류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해 모니터링을 확대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