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대대적 돈바스 공격… 젤렌스키 “끝까지 싸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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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의 루한스크주 루비즈네 시내에서 검은 연기가 솟구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오후 러시아군이 돈바스 공격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AFP연합뉴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함락을 포기하고 돈바스에 집중하겠다고 선언한 지 24일 만인 18일 대대적인 돈바스 공격을 시작했다. 전쟁 2라운드에 본격 접어들면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각각이 총공세와 철통방어를 위해 전력을 집중하고 있다.

키이우 함락 포기·돈바스 집중
480㎞ 전선 대규모 지상 공격
핵무기 운반 가능 폭격기도 등장
우크라 “최정예 병력으로 방어”

AFP통신과 미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군이 18일(현지시간) 돈바스 등 동부지역 480km 전선을 따라 대규모 지상 공격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러시아군이 돈바스, 즉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지역에 대한 대규모 공격을 시작해 루비즈네, 포파스나, 마린카 등지를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은 동부 지역 지상전에 앞서 서부 르비우를 포함한 우크라이나 전역의 주요 도시에 대한 미사일 공격도 벌였다. 그동안 비교적 안전한 지대로 여겨졌던 르비우에서는 러시아의 공격으로 근무 전 커피를 마시던 민간인 등 7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오후 영상 연설을 통해 “러시아군이 오랫동안 준비해온 돈바스 전투를 시작했다. 많은 수의 러시아군이 공세에 나서고 있다"며 "그들이 그 지역에 얼마나 많은 러시아 군인들을 데려오더라도 우리는 계속해서 싸우고 방어할 것"이라고 결사항전을 다짐했다.

돈바스 지역은 우크라이나의 산업 중심지다.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분리·독립세력은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강제 합병 이후 이곳에서 자칭 ‘공화국’을 수립한 뒤 우크라이나군과 교전을 이어왔다. 러시아는 2월 돈바스 지역에 수립된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의 독립을 승인한 뒤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을 시작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수도 키이우 등지에서 지상군 진격이 정체되자 러시아는 전쟁 개시 약 1개월 만인 지난달 25일 "1단계 작전을 대부분 이행했다"며 "앞으론 2단계 작전으로 돈바스 지역의 완전한 해방에 주력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러시아군은 키이우 등지에서 군대를 철수한 뒤 동부 지역 지상군을 재편성하고 보강하는 등 돈바스 지역에 대한 대대적인 공격 준비를 해왔다.

이에 러시아는 이곳에서 총력 투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AP통신에 따르면 전면전을 위해 지상전에 능한 시리아 병력이 대거 배치될 것으로 보이며, 영국 매체 더타임스에 따르면 사설 용병업체 와그너 그룹 대표도 돈바스로 와 사설 용병들을 감독하고 나섰다.

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국경 지역에서는 16일 핵 폭탄 운반이 가능한 전략폭격기 ‘투폴레프 95’가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전략폭격기 4대의 비행 목적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일각에서는 동부 총공습에 이용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우크라이나도 총력전을 준비하고 있다. 돈바스는 8년여 동안 분쟁이 지속된 지역이기 때문에 우크라이나 최정예 병력이 주둔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17일 CNN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돈바스 지역을 지키는 우리 군대는 우리가 보유한 최고의 군대"라며 "얼마나 오래 걸릴지 알 수 없지만 돈바스 전투가 이번 전쟁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러시아군의 공격에 이 정예 병력이 궤멸될 경우 수도 키이우도 다시 불안해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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