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여는 시] 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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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무(1966~ )

행여 인생의 얼레가 뒤엉켜

서울역 노숙인이 될지라도

신문 이불은 당일자로 덮자

덮기 전에 샅샅이 읽자

-시집 <당신은 나의 옛날을 살고 나는 당신의 훗날을 살고>(2019) 중에서

시인은 신문이 ‘신문’에서 ‘신문지’가 되고 ‘신문 이불’이 되는 일상의 한 단면을 잘라 보여준다. 코로나와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수출기업과 자영업자 중소 상공인들이 그 어느 때보다도 어려워진 이때, 이 시를 읽다가 가슴이 먹먹해졌다. 시인은 ‘노숙인이 될지라도 신문 이불은 당일자로’ 덮고 또 ‘덮기 전에 샅샅이 읽자’고 위로를 던진다. 그렇다. 아무리 어려워도 오늘을 단단히 딛고 서 있어야 훗날이 있다. 전자책과 가상화폐 인터넷 언론이 아무리 발달해도 종이 책과 종이 돈, 종이 신문이 건재하듯이 인간의 손에 닿는 종이 질감 같은 이 생생한 생을, 때론 이 시처럼 유머와 달관으로 넘어가 보자. 성윤석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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