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울경 지역혁신플랫폼 또 탈락, 이대론 메가시티 어렵다
부울경 지역인재 육성과 지역경제 회생을 위한 선순환의 핵심 고리로 평가됐던 정부 ‘지역혁신플랫폼’ 사업에서 부산이 또 탈락했다고 한다. 18일 교육부가 발표한 플랫폼 예비 사업단에는 강원과 대구·경북 2곳이 선정됐다. 부산은 부울경특별연합으로 연계해 응모했는데도 사업 선정에 실패했다니, 충격적이라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이 사업은 지자체·대학·지역혁신기관이 함께 중장기 지역 발전을 위한 핵심 분야를 선정하고, 이에 맞춰 대학 교육체계 개편과 지역혁신과제 수행을 지원한다. 한마디로 ‘지역인재 육성-취·창업-지역 정주’의 새 모델을 만드는 프로젝트다. 지역 미래가 걸린 사업인 만큼 아쉬운 마음이 가시지 않는다.
지역인재-경제 연계된 부산 필수 사업
2020년 이어 연속 실패… 악영향 우려
이 프로젝트는 5년간 국비 1500~2000억 원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지역인재 양성과 지역경제 회생을 연계해 지역소멸 위기 극복을 위한 취지로 2020년부터 추진됐다. 지원 금액 못지않게 지역소멸 위기 극복이라는 명분도 있어 부산도 첫해부터 응모했으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한 해를 건너뛰며 절치부심한 부산은 올해는 부울경특별연합 형태로 재도전에 나섰는데도, 또 실패의 쓴잔을 마신 것이다. 부산은 결과적으로 전국에서 전북, 제주와 함께 이 사업에서 소외된 단 세 곳 중 한 곳이 됐다. 특히 새 정부 출범 이후에는 플랫폼 사업이 지속될지 여부도 장담할 수 없다고 한다. 영영 기회를 얻지 못할 가능성도 크다.
부산의 연속 탈락은 최근 지역 분위기에도 찬물을 끼얹는 소식이다. 대놓고 비교할 수는 없다고 해도 지역 규모나 대학 환경 측면에서 차이가 있다고 여겨지는 강원플랫폼은 거뜬히 선정됐다. 이에 비춰 본다면 부산시민의 자존심은 상당히 상했을 것으로 여겨진다. 게다가 그제 전국 처음으로 부울경특별연합이 공식 출범하면서 지역균형발전을 선도한다는 자부심도 매우 높아져 있는 상황이다. 모처럼 ‘한번 해보자’라며 활기를 띠는 지역 분위기를 더욱 살려야 할 이때에 플랫폼 사업 탈락 소식은 정말 재를 뿌리는 일이다. 시민의 눈길은 자연스레 부산시의 전략 부재와 책임 소재로 쏠릴 수밖에 없다.
부산시는 당장 정부와 실무 협의를 통해 추가 지정을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새 정부 이후에는 사업이 지속될지 여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가시적인 결과 도출이 쉽지 않다는 것은 누가 봐도 짐작할 수 있다. 이의 제기도 해야겠지만, 그동안 준비 과정에서 시의 미흡했던 점에 대한 분석과 책임 여부가 가려져야 한다. 다른 측면에서 우려되는 점은 메가시티 추진에 미칠 부정적 영향이다. 당장 메가시티를 염두에 두고 울산·경남플랫폼과의 단계적 통합을 계획했던 부울경의 큰 그림이 어그러질까 걱정이다. 이번과 같은 실패가 반복된다면 메가시티의 앞날은 매우 어두울 수밖에 없다. 시민들은 진정 이를 염려하고 있다.